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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악취와의 전쟁 해법 없나 (하) 대안] 규제 강화·유발시설 건립 시 공론화 과정 의무화 시급

행정력 보완 및 관계 법령·조례도 필요

전북이 매년 악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예산만 투입되는 ‘사후약방문’식 대책수립 보다는 환경관련 규제강화와 악취유발시설 신설을 줄이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행정적 규제가 요구된다.

전북지역의 악취문제 이유로 악취유발시설 신설은 손쉬운 반면 주민이 만족할 만한 악취저감대책이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가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도내 일선 시군이 악취저감을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수 억원에 달하고, 이마저도 매년 증가추세에 있어 지자체 재정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다.

악취유발시설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이익보다 세금으로 메워야 할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은 악취유발시설 설립의 경우 법적요건이 맞으면 허가를 내줘야 하는 구조에서 이 같은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악취가 예상돼도 적법한 법적 절차와 행정 요건만 맞으면 시설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악취를 문제삼아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일선 공무원들은 감사 대상이 되거나 행정소송에 휘말리게 된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형식적 요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축산시설과 비료공장, 폐기물처리시설 등이 들어설 때마다 주민들은 분뇨 악취·분진에 따른 생활환경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의견수렴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3자적 입장을 고수하며, 분쟁의 씨앗을 만드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환경담당 공무원은 “공무원이 적극 나설 경우 공은 없고 업체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명목으로 소송을 당하기 십상”이라며 “소송을 당할 경우 담당 공무원의 입장을 대변해 주지 않는 경우가 태반으로 법적 요건만 맞으면 문제를 삼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토로했다.

악취유발시설이 주로 들어서는 농촌이나 산간지역에 사는 주민의 연령대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부분이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대부분 고령자로 갑작스레 들어온 악취유발시설로 건강문제가 불거질 경우 시설때문에 건강이 나빠졌다는 증명력을 갖추기 힘든 실정이다.

시설과 지자체는 건강악화의 원인을 ‘고령’으로 돌리는 사례가 많다. 악취유발시설과 축산단지가 유독 사회적 약자인 ‘한센인 촌’이나 고령자가 많은 곳에 들어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도내에서는 대표적인 사례가 암 집단발병으로 문제가 된 익산 장점마을이 꼽힌다.

행정력을 보완할 수 있는 관계법령 정비와 조례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공무원들의 책임을 줄이는 반면 자치단체장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전북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악취를 유발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악취의 원인을 규명하고 냄새를 100% 줄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악취는 배출원과 기상조건에 따라 급변하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인태 도 환경녹지국장은 “악취저감 근본대책은 악취의 원인을 없애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단 번에 이루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우선은 악취 신고대상시설의 신설에 대해 지자체가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과 악취유발 물질이 과다하게 살포되는 업체나 축사에는 보조금을 제한할 수 있도록 엄정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고 밝혔다. <끝>

관련기사 [전북 악취와의 전쟁 해법 없나?] (상) 실태 - 전북 지역 악취발생시설 1만 541개소…건립 손쉽고 폐쇄·이전 어려워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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