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에 사는 손형도(24)씨는 최근 군대를 전역하고 12일 26박 27일의 유럽여행을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다. 대학교에 복학을 하기 전 여행을 통한 견문을 넓히고 싶어서다.
그는“매년 명절 때 가족과 함께 고향 귀성길에 내려갔는데 최근 군대 전역도 했고 학기 복학 전이어서 해외 여행을 떠난다”며 “부모님도 명절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며 해외여행을 허락하셨다”고 말했다.
#2 완주의 송강혁씨(30)는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에 있는 한 호텔에서 2박 3일간 추석을 보내기로 했다. 짧은 추석연휴임에도 많은 시간이 지체되는 귀성길 행렬이 부담스러워서다.
송씨는 “올해 추석은 짧기도 해서 귀성길 행렬에 오르는 것보다 가족들과 함께 호텔에서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며 “괜히 명절 때 도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주말 등을 이용해 가족 친지들을 찾아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추석 명절이면 으례 친가와 외가에 모든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준비를 하며,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됐다. 추석연휴 기간 가족들과 함께 해외 또는 국내로 여행을 가거나 나홀로 여행(배낭여행)을 떠나는 게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다.
교통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명절연휴 교통 트렌드-10년간 명절연휴 통행실태,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설·추석 특별교통통행실태’에 따르면 최근 8년(2010~2017년) 추석 해외출국자 수는 97.3%가 증가했다.
출국자수는 2010년 50만9828명에서 2017년 122만 9381명으로 8년 새 71만 9553명 증가했다. 2017년 추석명절에 하루평균 11만 1762명이 국외로 여행을 떠난 셈이다.
올해 추석은 반일감정여파로 일본여행이 줄어들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소폭 줄어들었긴 했지만 해외여행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일본 패키지 여행 예매율은 21.3%에서 올해 3.12%로 급감했다. 반면 동남아 패키지 여행예매는 39.7%에서 57.96%로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추석 연휴를 활용한 해외여행수요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인기 지역이던 일본이 이슈로 인해 최근 여행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지만 되레 다른 지역은 예매가 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연휴 5일에 2일의 연차를 붙인다면 총 9일까지 쉴 수 있었던 황금 연휴였지만 올해 상대적으로 짧은 4일의 연휴기간으로 국내여행객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짧은 연휴기간 가까운 국내여행지나 도심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추캉스(추석+호캉스)’ 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실제 서울과 강원, 제주도 등 유명 호텔이나 주요 관광지의 호텔객실 예약은 늘었다.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서울 파르나스가 연휴 기간(9월12~15일) 예약 상황을 살핀 결과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예약률이 25% 증가했고, 서울신라호텔의 명절 대표 패키지 상품인 ‘홀리데이 와이너리’ 예약률이 30% 가량 늘었다. 제주신라호텔 예약률도 1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해외여행보다는 비교적 가까운 국내 여행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짧은 연휴기간으로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과)는 “과거 교통·통신 등이 불편해 가족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명절 차례 상이 매개가 돼 어쩌다가 한번 모이는 사회였다면 현대는 이러한 불편함들이 해소됐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가족들이 모이는 모습들이 나타났다”며 “명절나기풍습이 시대가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정규·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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