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치워, 소리 내지 마, 조용히 안 해?”
지난 20일 오후 2시 40분께 페이스북에 ‘최근 익산에서 일어난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입니다’라는 게시글과 함께 1분 26초짜리 영상에서 폭행을 가하던 학생들의 대사다. 이들은 “언니 잘못했어요…”라는 피해학생의 애원에도 웃음과 함께 폭행을 이어갔다. 영상은 2분이 채 안됐지만 실제로는 약 두 시간에 걸쳐 가해자들은 피해 학생에게 침을 뱉고 담뱃재를 터는 등의 폭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해 학생들은 자신의 범죄를 왜 영상으로 남겨놓고 유포를 할까.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만끽하고 하나의 재미로 생각한다고 진단한다.
노성호 전주대학교 범죄심리학 교수는 “청소년들이 폭행을 하는 장면을 찍고 유포하는 행위는 (가해학생들이) 재미있고 그 재미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면서 “자신들이 심각한 범죄행위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 부족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태경 우석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영상 촬영과 유포를 통해 또래 학생들로부터 집단 내 우월한 위치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며 “가해 청소년들은 이런 영상을 확보해 자신들의 전리품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어 “폭행대상에 대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하나의 인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해 청소년들의 범죄 행동은 유튜브와 영화 등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쉽게 접하는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높고, 미비한 처벌로 인한 재범률이 높은 특성도 띈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가해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범죄로 인해 처벌을 받더라도 약하게 받는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의 처벌수위로는 청소년들의 이런 행위를 막을 수 없다. 처벌 강화와 함께 사회적 관심, 교육적인 대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