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이번 코로나19 비상정국 여파가 더욱 커지면서 지역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메르스는 지난 2015년 5월 20일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타난 뒤로 전국 186명, 전북에서는 3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전북은 메르스 확진 환자 3명을 비롯해 모두 1069명이 관리 대상으로 분류됐었다. 보건당국은 같은 해 12월 24일에 메르스 상황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단 시간 내 메르스 사태의 배를 넘어서는 등 국가를 포함한 전북을 잠식시키고 있다. 섰다. 4일 기준 전국적으로 5328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총 13만6707명이 관리대상에 포함됐다. 전북의 확진환자는 7명으로 2461명이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전북 지역사회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상가도 문을 닫고 종교시설도 폐쇄되고, 공공시설 이용 잠정폐쇄는 물론 학교마저 개학이 연기되는 등 국가가 비상시국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가짜뉴스가 나돌고 의학 전문가들 마저 엇갈린 주장을 내세우면서 국민들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도 ‘마스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 학교개학 연기나 모임 제한 조치는 과하다’는 의견도 충돌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입은 경제 타격도 심각하다.
전북도와 도내 경제단체들이 파악한 전북 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기업이 80%를 육박하고 있다. 사회혼란을 우려해 집계내용은 발표하지 않고, 긴급 추경과 지원에 들어갔다.
인터넷 지역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북 내 확진환자와 접촉자는 물론 가족들의 신상이 불법적으로 공개되며 2차 피해자도 양산되고 있다.
신천지를 비롯한 종교시설에 대한 혐오감정과 의심도 깊어지며, 지역공동체 의식 역시 약화되고 있다. 다행히 확진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전북 차원의 인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불만을 표출하는 도민도 상당수다.
3월 새학기가 시작됐어야 할 전북지역 대학가도 우왕좌왕한 모습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2주 개강이 미뤄진 데 이어 2주 더 온라인 대체 강의 또는 개강연기를 하는 곳들이 상당해 학사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북대와 원광대는 개강 후 2주간 온라인 강의로 비대면 수업을 하고, 전주대는 1주 개강을 늦추고 이후 일주일간 온라인 강의를 병행한다. 우석대는 2주 개강을 미뤘다.
한 달 가까이 정상 수업을 받지 못하는 데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기 초 교수면담·강의정정 허가·신입생 설명 등이 제한됐다.
재학생들은 제값 등록금을 내고도 학업 전반에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갑자기 바뀐 수업 방식으로 수업 동영상 제작, 온라인 수강 시스템 등의 운영적 문제와 수업의 질과 현장성이 떨어질 우려도 뒤따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숙사·도서관 등 학교 시설 신청·이용에도 일시적인 제약이 생기면서 학교 기능이 마비됐다는 볼멘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윤정·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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