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재난이 있을 때마다 큰 피해를 비켜가면서 전라북도가 아닌 전라복(福)도로 일컬어지던 우리 지역에 유례없는 폭우가 쏟아지며 많은 도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또 ‘안전’입니다.”
전북도에서 자연재난 대책을 총괄하는 박혜열 자연재난과장(50)의 첫 마디다.
“비가 한 차례 지나갔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습니다. 도민 여러분들께선 아무쪼록 안전수칙을 지켜주시고, 도민 모두가 이웃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며 아픔을 덜어줄 수 있기를 정말 학수고대할 뿐이죠.”
전북지역에 나흘 간 최대 544㎜의 폭우가 쏟아지며 도내 전역을 할퀸 가운데 자연재난 대책을 총괄하는 박 과장은 요즘 눈코뜰새가 없다.
8일 오후 2시 기준 전북지역에는 수마로 3명이 사망하고, 1702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유례없는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했다.
공공시설피해는 279건 사유시설은 721건의 피해가 생기면서 박 과장은 앞으로 올 피해를 예방하는 데 더해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박 과장은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전북도 각 유관부서와 도내 14개 시군과 함께 상황별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그는 특히 남원, 장수, 임실, 순창 등지의 저지대 농촌마을의 하천이 범람에 침수될 것이라 미리 전망하고 모든 가구 주민들을 사전에 대피시켰다.
급경사지, 저주지, 댐 주변의 인명피해 우려지역에 대해 특별관리에 들어갔는데 그 결과 실종 등의 최악의 인명피해 발생이 다른 지역보다 적었다. 아울러 박 과장은 혼란 속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재민들의 방역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내 주요도로의 경우 사전에 통행을 막을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소통을 강화, 전북에서 차량 운전이나 도로 내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차량통행을 막은 지역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재난안전문자를 발송, 도민들에게 시시각각으로 상황을 알렸음은 물론이다.
박 과장은 갑작스런 격무 속에서 도는 물론 시군 공무원들에게 당황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역할을 다하자고 다독이고 있다. 피해상황이 지속되는 혼란에도 그가 이끄는 자연재난과는 1시간 단위로 피해를 집계해 전북을 넘어 전 국민들에게 신속히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일각에선 1시간 단위로 피해를 집계에 언론과 소통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박 과장은 많은 사람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해야한다고 판단, 전북도 공보관실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 또 신속한 피해상황 파악을 위해 기초자치단체와의 유기적인 소통체계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박 과장은 “피해발생을 더 줄일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며“자연재난대비는 자연의 큰 힘 앞에서 추가피해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조금이라도 저지대에 살거나 위험지역에서 일하시는 도민들은 비가 그치고 구름이 걷혔다 해도 절대 안심하지 마시고 일단 대피소에서 상황을 지켜봐 달라”며 “곧 태풍이 북상하다는 예보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임실 출신인 박 과장은 전라고와 전주대를 졸업하고, 1994년 9급 공채(토목)를 통해 임실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4년부터는 소방방재청, 국민안전처, 행정안전부 등에서 12년 11개월을 근무하며 재난대책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 2017년 전북으로 돌아온 그는 잠시 국토교통부로 파견을 다녀오고 올해 1월부터 도 재난안전과장으로 부임했다. 겸손하면서도 선이 굵다는 평을 듣고 있는 그는 ‘울지 마라, 화내지도 말라, 이해하라’는 스피노자의 격언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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