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 이후, 세상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지배할 것처럼 격변하고 있다. 알파제로는 독학으로 바둑을 배워 알파고에게 전승을 거두었고, 지난 5월 OpenAI가 공개한 범용 인공지능 GPT-3는 대화, 글쓰기, 코딩,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과 유사한 능력을 선보여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알파고 충격 이후 4년 만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다.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가 산업혁명 이후 250년간 겪은 변화를 30년 안에 만들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10년 후의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렇듯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교육은 어떨까?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주입식 인재를 뽑는 입시 정책과 이에 맞춘 교과 과정을 주입식으로 소화해야 하는 교사. 상위권 대학에 합격해야 된다는 학부모들의 욕망, 이 욕망을 이권으로 만드는 사교육 시장이 우리 교육의 민낯은 아닐까?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학습하며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 것이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이 있다. 핵심은 국내 최고 대학이라 자부하는 서울대에서 A+를 받는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나 비판적 사고가 전혀 없는 주입식 인재일 뿐이며, 지금까지의 교육 정책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서울대 졸업 후 미국 USC에서 공부하며 한국의 교육 정책이 글로벌에 비해 매우 뒤처졌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는 귀국 후 더욱 확고해졌다. 당시 초등 저학년이던 딸을 포함해 수많은 아이들이 미래의 핵심 학문인 ‘수학’을 대부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모든 것이 ‘수학’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학부모는 ‘수학 잘 한다’를 ‘입시 만점’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이 문제다. ‘수학’이 중요하고 ‘수학’을 정복해야 하는 이유는 입시 때문이 아니다. ‘수학’을 통해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길러 인공지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고, 인공지능을 설계하며 활용하는 인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수학을 다루면서 인공지능과 IT산업 경험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 다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1.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끄집어 내는 능력
2. 문제의 보이는 변화 와 숨겨진 변화까지도 파악하는 능력
3. 아는 것들 사이의 관계를 만들어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4. 전후 사실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거나 논리를 추론하고 파악하는 능력
5. 숫자와 기호를 이미지로 상상하고 변형하며 새로운 사실을 파악하는 능력
인공지능 시대는 주어진 공식과 요령만 달달 외워 정해진 틀의 문제를 기계처럼 풀어내는 주입식 인재는 쓸모없다. 이는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냉혹한 현실이다. 내가 잘나가던 대기업의 임원직을 내려놓고 험난한 교육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들보다 좀 더 앞서 미래를 보았고, ‘수학’을 통해 다섯 가지 핵심 능력을 길러낸 인재만이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수학’을 통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핵심 능력을 기르고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롭고 혁신적인 ‘수학’ 교육법에 한시라도 빨리 눈을 떠야 한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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