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2017년 4월 구속기소된 지 3년 9개월 만에, 2016년 10월 최순실의 태블릿PC 공개로 국정농단 사건이 촉발된 지 4년 3개월 만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35억원의 추징금도 함께 확정됐다.
재판부는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 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해 총 22년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헌정사상 초유의 '파면'이란 불명예를 겪은 박 전 대통령은 두 번의 대법원 재판 끝에 결국 네 번째 전직 대통령 기결수가 돼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국정농단 사건과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국정농단 사건 1심은 최순실과 공모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비 중 일부를 뇌물로 인정해 징역 24년·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삼성 영재센터 후원금이 뇌물로 추가되면서 징역 25년·벌금 200억원으로 형량이 늘었다.
국정원장들로부터 모두 35억원을 받았다는 특활비 상납 사건의 1심 재판에서는 징역 6년, 2심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2019년 8월 29일에 국정농단 사건, 같은 해 11월 28일에는 특활비 상납 사건의 원심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이후 사건은 합쳐 심리됐다.
두 사건이 병합된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취지에 따라 강요죄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일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무죄로 뒤집혔고 형량은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날 판결로 3개월 사이에 전직 대통령 2명에게 잇따라 중형이 확정되는 불명예의 역사를 쓰게 됐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9일 징역 17년·벌금 130억원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전직 대통령의 징역형 확정은 노태우·전두환·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박 전대통령이 네 번째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특별사면 논의의 재점화 여부도 관심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모두 5대 사면배제 대상인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에서 사면론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뇌물·알선수재·수뢰·배임·횡령 등 부패 범죄에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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