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구성을 두고, 전북정치권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민주당 전북도당 소속 국회의원 간 갈등은 그동안 표면화되지 않았으나 지역정치권 내부에선 곪고 곪은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태는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이 도내 각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 선출을 마무리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는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을 평가하고 사실상 컷오프 할 지방선거 후보자를 가려내는 위원회다.
전북에선 무소속인 익산시장과 고창군수, 임실군수, 무주군수와 3선 연임으로 내년 지선에서 출마할 수 없는 민주당 소속 남원시장, 순창군수를 제외하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가 평가 대상이다.
군산 지역위원장인 신영대 의원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김성주 전북도당 위원장의 독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도당 운영에 더는 협력할 수 없어 도당과 관련한 모든 당직을 사퇴 한다”고 발표했다. 신 의원은 전북도당에서 예산결산위원장과 대선공약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그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평가하는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는 전북 정치에서 차지하는 민주당의 위상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도당이 최근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위원장을 제외한 다른 의원들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어”이번 행동은 차기 선출직 공직자 후보를 도당위원장 중심으로 줄을 세우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드는 처사“라면서”도당 보이콧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전북의 다른 국회의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내릴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북 국회의원들은 원팀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김 위원장의 도당 운영 방식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며”하지만 김 위원장 스스로 유불리와 필요에 따라 의원들의 발언이나 의견을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등 독선적인 행동을 보였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신 의원 외에는 전주갑 위원장인 김윤덕 의원도 공개적인 비판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신 의원의 행동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대다수 일 것”이라며“한 번이라도 입장을 묻고 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맞았고, 도당을 운영하는 데 있어 동료의원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적어도 한 달에 한번이상 만나는데 지역위원장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지선 평가위원회 구성을 혼자 강행처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내용은 위원 15명 중 대부분이 전주 연고자로 다른 지역의 의견이나 실정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익명은 요구한 도내 한 국회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역 위원장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평가위원회가 짜깁기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김 위원장을 자신을 제외한 다른 전북 국회의원들은 줄 세우기를 하는 인물이냐”며“본인이 같은 당 같은 지역 내의 동료의원조차 신뢰하지 못한다면 어떤 동료의원이 그를 신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김 위원장의 의견에도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지만 사전에 한 마디 상의 없이 결정한 것은 다른 의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면서“아무쪼록 갈등이 잘 봉합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일단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주어진 도당위원장의 권한을 행사했을 뿐”이라며 독단적 행보라는 비판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민주당 소속 전북 국회의원들은 조만간 별도의 만남을 갖고 김 위원장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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