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나운동에 거주하는 김민중 씨(34)는 이달 3일 인터넷으로 아이 옷을 주문했다. 5일이 지나도 택배가 도착하지 않아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 보니 아무런 공지도 없이 주문이 취소돼 있었다. 택배 파업으로 인해 배송이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28일 군산∙전주∙정읍지역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 60여 명이 파업에 돌입한 지 2주가 넘어가면서 그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택배 대란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11일 오전 10시께 군산시 금동에 위치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 몇몇 택배기사들이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바쁘게 배송물품을 분류하고 있었다.
반면 물류센터 건물 한 켠에는 사람 키 높이 만큼 쌓인 택배박스들이 방치돼 있었다. 사람이 손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았는지 여기저기 찢어져 있는 박스도 보였다.
택배기사 파업으로 배송이 미뤄지자 택배를 찾으러 물류센터를 직접 방문한 시민도 있었지만, 이미 반송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되돌릴 수밖에 없었다.
물류센터를 찾은 시민 김미자 씨(63)는 “딸이 인터넷에서 영양제를 사서 보냈다는데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아 물류센터를 찾아왔다”면서 “직원한테 물어보니 이미 반송됐다더라. 얼른 딸한테 전화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택배기사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군산뿐만이 아니었다. 전주 서신동, 중노송동, 덕진동 등에서 택배가 수일간 도착하지 않는다는 피해사례가 지속적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다.
전주 서신동에 거주하는 김준희 씨(25)는 “지난달 말에 주문한 택배가 아직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다“면서 “파업으로 인해 배송이 늦어진다면 개인적으로 연락이라도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 아무런 안내도 없어서 마냥 기다리고만 있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전주에서 만난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CJ대한통운 기사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해는 가지만 답답한 마음도 있다”며 “지금 사태를 보면 본사에서 잘못한 것을 가지고 국민을 인질로 삼는 셈이다. 본사에서 내려오는 물량만 배송거부를 하면 되는데, 일반 소비자 물건까지 배송을 거부하면서 욕을 먹는지 안타깝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와 관련해 전북 택배노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합의에 의해 택배요금이 170원 인상됐는데 택배기사에게 돌아오는 것은 50원 정도뿐“이라며 “택배기사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을 위해 사측은 대화에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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