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야생동물이 도로로 뛰어들어 발생하는 일명 '로드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드킬은 동물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로드킬 8628건 발생했다. 하루에 4.7마리의 동물이 자동차에 치여 숨지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전주가 40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정읍(820건), 남원(791건), 김제(561건), 군산(539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로드킬 피해가 가장 많은 동물은 '고양이'로 4642마리가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고양이의 로드킬 피해가 많은 이유로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가 늘어 도심 속 골목 등에서 피해가 잦다는 것이 전북도의 분석이다.
문제는 로드킬이 동물의 안전은 물론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물 사체를 피하기 위해 차량의 핸들을 급하게 꺾거나 급정거할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에 사는 박재혁 씨(31)는 “이달 초 남원으로 나들이를 가던 중 도로 한가운데 고라니가 죽은 채 방치돼 있어 급하게 핸들을 꺾어 사체를 피했다“면서 “다행히 주변에 차량이 없어 사고를 면했지만, 차량이 있었을 경우 인명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북도는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국립생태원∙국토교통부와 함께 로드킬이 잦은 곳을 분석한 후 야생동물이 다닐 수 있는 생태통로와 도로 진입을 막는 울타리 등을 설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는 농촌지역에서는 생태통로 설치가 로드킬을 막는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도심은 생태통로 설치가 어려워 다른 대안도 함께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북녹색연합 한승우 위원장은 “최근 로드킬 통계를 보면 고양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피해가 많다“며 “농촌지역의 경우 생태통로로 로드킬을 예방할 수 있지만, 도심은 그렇지 않다. 도심 속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중성화사업을 하는 등 다른 시각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정속도 준수, 전방주시 등 안전운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로드킬이 발생할 경우 2차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히 도로공사나 각 지자체에 신고하고 비상등을 켜는 등 후속 차량에게 위험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