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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푸르밀 전주공장 직원들은 무슨 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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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경제부 차장대우

푸르밀의 사업종료 선언 후 취재 중에 신입사원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회사가 문 닫을지 모르고 이제 막 입사한 그는 무슨 죄일까 씁쓸했다. 

기업의 위기는 어디서 오는가. 

오너의 잘못인가, 근로자의 잘못인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동네 사람이 필요하듯 한 기업을 지키는데 지역의 관심이 필요하다.

한 소비자는 “동네 마트에서 저렴한 우유를 샀는데 임실 공장에서 만든 푸르밀 제품이란 걸 알고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도민들은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얼마나 애용하는가. 

과거 지엠대우가 어려워지자 지역민은 대우차 사주기 운동을 했다.

BYC 속옷, 지엠대우 자동차 등 언제부턴가 지역에서 만든 제품들이 자취를 감췄다.

지역 상공업계 관계자는 “이미 2, 3년 전부터 푸르밀 전주공장 사람이 회사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고 상기했다.

사태가 커지도록 경제 단체, 지자체, 정치권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푸르밀이 인원을 감축하는데 희망퇴직자가 없으면 ‘동전던지기’라도 해야 하는지 안타깝다.

기업유치에 나선 전북도는 부서의 간판만 바꿨지 해당 부서장은 푸르밀 공장에 가본 적도 없다니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한 현장 행정은 뒷전이었다.

기업의 문제를 뉴스에서 보고 그 때서야 파악하는 탁상행정은 사라져야 한다.

사기업 일이라 행정은 관여할 수 없다는 자세로 방관해서도 안 된다.

기업이 떠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대응한다는 전북도의 논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행정은 기업을 지킨다는 최선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전력을 쏟아야 한다.

기업이 떠난 뒤에 손 흔들어봤자 민망할 뿐이다.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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