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간의 삶은 오랫동안 기후가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적응해 왔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문화를 형성해 왔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폭염, 가뭄, 홍수 등 인간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변화는 인간의 무분별한 산업활동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표출되고 있어 ‘기후위기’라는 용어로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은 우리 사회에 자주 언급되면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함을 계속 사람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UN(United Nation, 국제연합)은 다양한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갖고 환경보호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세계 환경의 날’을 지정하여 매년 6월 5일에 추진하고 있다. 제1회는 1974년 ‘오직 하나의 지구(Only One Earth)라는 주제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1996년부터 매년 6월 5일을 ’환경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하루 만이라도 전 지구인이 기후위기에서 지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주체는 대부분 환경단체를 비롯해 민간단체에서 주도하는 경향이 많지만 행정과 기업에서도 ESG경영을 내세워 환경을 생각하는 운영방침을 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우리 주변에서 계속 울리고 있다. 하지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이러한 목소리 중에는 해양오염문제를 예술로 풀어내는 문화공동체의 실천도 있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군산시협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021년 지역 내 문화예술분야 및 지역문화 관련 협동조합 15개가 모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협의회가 발족할 수 있었던 계기는 지역 내에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다이룸협동조합(이사장 김춘학)이 주축이 되어 공동체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함께하는 목적은 네트워킹에서 시작되었지만 행동은 사회적 가치 실천으로 드러냈다.
협의회의 사회적 가치 실천은 ‘비치코밍(Beach Combing)’에서 시작한다. 협의회가 발족된 후 협동조합 간 협업사업을 고민하면서 지역사회와 가깝게 맞닿아 있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이 된 것이다. 이는 회원 기관 중 ‘섬에물드는체험협동조합(대표 임동준)’이 ‘선유도주민통합위원회’와 연계되어 있어 적극적인 기획이 되었다. 비치코밍의 첫 시작은 2022년 3월, 혹한기와 혹서기를 제외하고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을 ‘비치코밍데이’로 정해 활동이 진행하면서 부터다. 참여자들은 군산시협동조합협의회 회원 기관을 비롯해 기업, 선유도 주민, 일반참여자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 횟수가 거듭될수록 지역사회의 관심은 점차 높아졌고 학교나 타 지역에서도 참여를 희망하는 문의가 많아진 상황이다. 이는 누군가의 실천 목소리가 사회에 울려 지역의 관심으로 화답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비치코밍활동은 문화예술로 풀어내는 작업이 많아지고 있는데, 협의회의 비치코밍데이를 들여다보면 한 시간 정도 선유도, 무녀도 등을 돌면서 포대와 집게로 해안가 쓰레기를 줍는 정화활동에 집중한다. 그리고 이들이 모아 놓은 쓰레기는 군산시 항만해양과에서 수거해 간다. 우리가 눈여겨 볼 점은 비치코밍 이후에 참여자들의 문화적인 네트워크 활동이다. 이들은 선유도에 있는 문화공간(섬에물드는체험협동조합)에 모여 버스킹 공연을 즐기고 지역예술인이 생산한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열어 참여자뿐만이 아니라 지역민이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 또한 해변가에서 주운 쓰레기나 조개껍데기를 활용하여 시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체험을 공유하고,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작품 주인공에게는 친환경 제품을 선물로 나누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을 문화예술로 연결하여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크다.
비치코밍데이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의미는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라는 거대 담론으로 개인의 실천이 개별의 점처럼 작아 보이지만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동력을 생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또한 공동체활동은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만들고 해결하기 위해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
협의회는 올해도 비치코밍을 비롯해 4월부터 ‘클린워킹’을 시작하여 지역의 둘레길을 걸으며 환경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그들만의 실천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에 많은 점들로 확산되어 연결할 수 있도록 우리의 관심은 필요하다. 더불어 협의회와 같은 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함께 동참하고 응원함과 동시에 문화예술이 가진 힘을 다양한 방법론으로 발현시킬 수 있도록 인식을 만드는 것이다. 첫 단계는 환경문제를 문화예술 영역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학습과 담론형성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전략적 정책을 제안하고 문화예술활동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만드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지역사회의 공동체활동을 연결하여 다양한 주체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결국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노력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삶을 만드는 것이기에 지역사회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관심으로 지속되길 바란다. /구혜경 전북문화관광재단 기획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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