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법원에 접수된 전북지역 경매 건수가 늘고 있다. 대출이자를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내놓는 매물이 급격히 늘어난 데다 유찰이 반복되며 경매 물건이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법원경매정보 매각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북지역 경매 건수는 11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85건)보다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1∼2월) 기준 도내 경매 건수는 2019년 811건, 2020년 746건, 2021년 689건, 2022년 723건이었다.
신규 경매 신청 규모도 증가했다. 올해 1∼2월 전북지역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71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5건)보다 많다.
신청 건수는 채권자가 대출금 등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월에 경매를 신청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면 매각 기일이 잡히기까지 평균 6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실제 입찰에 들어간 경매 진행 건수보다 경매 신청 건수가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평가받는다.
전북지역 신규 경매 신청 규모는 2019년 5069건으로 5000건을 넘긴 후 2020년 4343건, 2021년 3927건, 2022년 3596건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월간 경매 신청 건수가 300건을 넘기며 연간 신청 건수도 4140건을 기록하는 등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경매 전문 사이트 지지옥션에서 집계한 지난달 기준 도내 아파트 경매 건수도 155건으로 지난 2021년 11월 56건에 비해 3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와 매매 거래 침체 등으로 부동산 호황기에 무리해서 집을 장만했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투자한 사람)들이 2배 이상 많아진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살던 집이 강제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매각률은 40%대에서 30%대로 다시 떨어졌다. 올해 1∼2월 전북지역 경매 매각률은 31.3%로 지난해 같은 기간(30.2%)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1∼2월) 기준 도내 경매 매각률은 2019년 33%에서 2020년 38.9%, 2021년 41.5%, 2022년 41.9%로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매 물건이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노동식 중앙자문의원은 "과거 제로(0) 금리 시절에 대출을 끼고 부동산을 구입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에 넘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늘고 있고 전북지역도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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