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부안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면서 재난대피소에 대한 각종 문제점이 부각,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도내를 비롯한 전국의 대피소들은 단순히 대피소라는 명칭만 부여할 뿐, 안전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도내 지진 대피소는 총 1288개소로 997개의 옥외 대피소와 291개의 실내 구호소가 배치돼 있다.
지역별로는 전주 219개(옥외 151, 실내 68), 군산 196개(옥외 152, 실내 45), 익산 155개(옥외 110, 실내 45), 고창 143개(옥외 135, 실내 8), 완주 107개(옥외 95, 실내 12), 정읍 82개(옥외 68, 실내 14), 김제 74개(옥외 53, 실내 21), 남원 66개(옥외 54, 실내 12), 부안 53개(옥외 47, 실내 6), 진안 47개(옥외 29, 실내 18), 무주 46개(옥외 24, 실내 22), 임실 37개(옥외 30, 실내7), 순창 36개(옥외 25, 실내 11), 장수 27개(옥외 24, 실내 3) 등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피소들이 재난에 대한 대비가 부실한 것도 모자라 제대로 된 위치조차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점이다.
실제 이날 전주시 일대 10곳의 지진 대피소를 둘러본 결과, 모든 지진 대피소에 ‘대피소’를 명시하는 안내문이나 명패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동사무소, 도서관 등에 배치된 실내 구호소는 지진 대피 등 재난을 위한 공간보다는 자재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
준비된 구호물품도 전혀 없었다. 온라인상에서 대피소로 명시해 놓았지만 문이 잠겨 있는 곳도 있었다. 대부분의 장소가 재난 시 대피소의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민 박인환 씨(40대)는 “그동안 전북은 호우피해를 제외하고는 재난이라고 불릴 만한 일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안전불감증’이 커진 것 같다”며 “대피소라고 쓰여 있는 곳 대부분이 전쟁이 발생했을 때 대피할 곳들 뿐이지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여러 재난에 모두 대처할 수 있는 '통합 대피소'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문현철 국가위기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은 “대피소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아무것도 없는 공터로 가는 것과 재난에 대비해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대피소들은 재난 유형별로 대피소들을 무분별하게 만들어놔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부회장은 이어 "각종 재난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지진, 태풍, 민방위 등에 대해 모두 대처할 수 있는 '통합 대피소'를 만들어 시민들의 혼동도 방지하고, 구호물자 등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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