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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온도 '36도 이상'...농촌 지역 온열질환자를 막아라

도내 온열질환 119 출동, 7일 기준 147건, 사망자 없어
여성의용소방대 마을회관서 폭염예방수칙 교육 실시
상추·대파 수확 중인 주민 찾아가 얼음물 전달하기도
기상청, 기압계 영향으로 당분간은 무더위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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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완주군 용진읍에서 의용소방대원들이 폭염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최동재 기자

“밭일 하러 갈 때 옆집에 꼭 말하고, 몸이 이상하다 싶으면 119에 꼭 신고하세요.”

7일 오후 1시 완주군 용진읍 오천마을 경로당. 마을 무더위 쉼터인 경로당에서 여성의용소방대가 실시하는 폭염 예방 수칙 교육이 한창이었다.

폭염 속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농촌지역은 여름철 농사일이 많고 고령자도 많아 온열질환 위험지역 중 하나다.

이에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와 지역의용소방대가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의용소방서 폭염안전지킴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매일 농촌지역에 나가 '폭염 순찰'과 '폭염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전북일보가 현장을 동행 취재해 봤다.

이날 교육에 나선 송유정 용진여성의용소방대장은 여름철 외부활동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하고 있었고, 경로당 안에 있던 마을주민 10여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송 대장은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전해질이란 물질 회복을 위해 물과 이온음료를 꼭 챙겨드셔야 해요”라며 “약국에서 파는 식염포도당을 사서 드셔도 됩니다”라고 온열질환 예방수칙들을 설명했다.

이를 듣고 있던 마을주민들은 “너무 더워서 요즘은 밭에 못 나간다”, “아침에 해 뜨면 잠깐 일하고 온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고, 한편에선 “맛이라도 보게 포도당 그거 하나 사오지 그랬어”라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20분여간 진행된 교육이 끝나자 마을주민 이옥자 씨(84)는 “나는 6시쯤 해 뜨면 나가서 밭일 좀 하고 날 더워지기 전에 들어가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노인들을 이렇게 염려해주고, 교육도 하러 와주니까 참 좋다”면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후 송 대장을 비롯한 3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은 차량에 탑승해 마을을 돌며 순찰에 나섰고,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 비닐하우스 안에서 상추를 재배 중인 주민들을 발견했다.

이날 완주군 용진읍 일대의 체감온도는 36도. 들어서자 '헉'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비닐하우스 안쪽은 바깥보다 훨씬 더웠고 체감온도는 더욱 높게 느껴지면서 금세 등과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비닐하우스 외부에 설치된 차광막도 내리쬐는 따가운 햇빛을 막기엔 역부족인 듯 싶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날씨가 더우니 항상 조심히 일하셔야 한다”고 말하며 얼음물 몇 개를 건넸다.

얼음물을 받아든 작업자 4명은 “고맙습니다”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재배 중이던 상추를 대원들에게 챙겨주려 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 의용소방대원은 “파셔야 하는 것을 주시면 어떡하냐”며 “더운데 애쓰시고,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 있으면 119에 꼭 신고해 달라”고 당부한 뒤 다시 순찰에 나섰다.

차를 타고 1~2분 정도 이동하자 대파를 수확하고 있는 작업자들이 보였다. 대원들은 대파밭 인근에 주차하고 물을 챙겨 작업장으로 향했다.

대원들은 마찬가지로 작업자들에게 얼음물을 건네며, 안부를 묻고 폭염안전수칙에 대해 설명했다.

송 대장은 “마을주민들의 안전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챙길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더위가 끝날 때까지, 교육과 순찰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북지역에서 올해 온열질환으로 인한 119 출동 건수는 총 147건이다. 환자 유형별로는 열탈진이 92건으로 가장 많았고, 열경련 24건, 열사병 23건, 열실신 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앞서 기상청은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중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이번 달 14일까지 기온이 아침 23~27도, 낮 30~36도로 오르는 등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기상지청 관계자는 "가장 무더운 시간인 낮 2~5시에는 논과 밭, 공사장 등에서 야외작업을 자제하고 통풍이 잘되는 작업복 착용과 충분한 물 섭취 등 폭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동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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