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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전주, 함께 가나 따로 가나]⑤정치적 갈등 넘어 지역 미래로

전주-완주 통합 정치적 갈등 속 구체적 비전과 실행 계획 미흡 지적
행정 통합은 지방소멸 대안 국내외 주목...19세기 행정구역 틀 벗어나야
전주는 성장 한계, 완주는 개발 잠재력...통합 시 강력한 시너지 전망
만경강 중심 앵커도시로서 전북 균형 발전과 재도약 발판 마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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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청과 완주군청 전경. /사진=전북일보DB.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면서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광역단체 간 통합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주민 복지보다 기득권 유지가 우선시되며 정치적 갈등으로 변질된 모습이다.

전주-완주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재편을 넘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로 봐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통합 논의가 정치적 논리를 벗어나 주민 우선주의와 경제적 실익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북연구원 등 연구단체는 행정구역의 경계가 희미해진 현대 사회 흐름에 맞춰 행정장벽을 낮추고 지역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통합 논의의 가장 큰 문제는 구체적인 비전과 실행 계획의 부재가 꼽힌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통합 이후 12년 간 기존 시군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특별법을 발표했지만 이를 실현할 재정적 기반과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전주시와 시민단체가 제안한 상생발전 방안 107개 사업은 삼봉지구와 이서 혁신도시 등 특정 신도시에만 집중돼 있어 완주 농촌 지역 주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행정 통합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간사이 광역연합, 프랑스 그랑파리 프로젝트, 독일 라인-마인 협력체 등은 행정 통합을 통해 지역 경쟁력을 강화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하동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지방 행정구역은 19세기 말 설정된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선진국은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행정 체제를 개편하고 있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이해타산에 얽매여 변화를 주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통합의 경제적 효과를 더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연구원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전주-완주 통합이 성사될 경우 산업단지 유치와 신도시 개발을 촉진할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는 중심 상업지역으로 꼽히는 서부 신시가지조차 쇠퇴 조짐을 보일 만큼 개발 여건이 한계에 다다랐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하다. 반면 완주는 개발 잠재력이 높은 넓은 부지와 풍부한 자연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두 지역이 통합될 경우 전주의 도시 브랜드와 인프라가 완주의 개발 여건과 결합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주-청원 통합 사례는 이러한 가능성을 방증한다. 초기에는 보통교부세 감소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기업 유치와 민간 투자가 늘면서 세수 증가와 재정 안정으로 이어졌다. 전북자치도는 전주-완주 통합도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광주광역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광주는 송정시와 광산군을 통합하며 도시 외연을 확장했고 구 송정역을 KTX역으로 신설한 데 이어 첨단지구와 수완지구 등 산업단지를 유치했다. 그 결과 광주는 호남권 유일 광역시로 자리 잡았으며 전주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전주-완주 통합이 성사된다면 전북권 균형 발전에도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경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나 '수소특화단지' 등 완주군의 역점사업은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전주시와의 연계가 필수적인 만큼 두 지역의 통합이 전북 전체의 균형 발전을 견인하는 새로운 광역권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재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균형발전센터장은 “지자체는 정치적 갈등의 장이 아니라 주민 복지의 최전선이어야 한다”며 “전주-완주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과 주민 중심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고민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끝>

이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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