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멋지고 신기해요. 그런데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22일 오전 10시 30분께 아버지, 동생과 함께 미디어아트 전시·체험관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를 찾은 전주 효천초 임동훈(11) 군은 미디어아트를 보며 연신 신기하다고 했다. 아버지 또한 영상이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는 복도에 여러 방이 연결된 개미굴 형태의 공간 특색을 살려, 10개 방에서 각기 다른 미디어아트를 구현한다.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의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콘셉트에 대한 설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이는 시설을 둘러본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였다.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를 관통하는 콘셉트는 비밀요원이 된 관람객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오가며 비밀공간인 벙커를 탐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10개 방에는 우주의 지도, 차원의 문, 균열의 틈 등 방 이름만 있을 뿐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디오 가이드, 해설사 등도 전무해 미디어아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러한 지적에 전주시 관계자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아 추후 오디오 가이드나 해설사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10개 방 가운데 체험이 가능한 방은 3개에 불과했다. 관람객 체험이 불가능한 방은 미디어아트를 보고 지나가는 정도였다.
'비용 대비 만족도'는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의 흥행을 좌우할 키포인트다. 시설 입장료는 성인(19세 이상) 1만 원, 청소년(13세~18세) 8000원, 어린이(4세~12세) 5000원이다. 전주시민과 20인 이상 단체관람객은 2000원 할인된다.
이는 제주 빛의벙커와 같은 유사 시설 입장료와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빛의벙커 입장료는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 1만 3000원이다. 성인 제주도민은 1만 2600원, 청소년 제주도민은 9100원을 적용받는다.
다만 동일 지역인 전주동물원 입장료(3000원)를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굿즈(기획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입장료가 비싸다는 의견이 있어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 습기 문제, 부족한 주차 문제도 향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완산벙커는 1973년 전쟁 등 위기 상황에서 방공호와 지휘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충무시설이었다. 이를 미디어아트 전시·체험관으로 만든 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는 다음 달 4일 정식 개관식을 갖고, 5일부터 일반 관람객을 맞는다.
시설은 전주시가 직영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용 가능하다. 시는 운영 시간에 맞춰 1시간마다 한옥마을 태조로 정류장∼완산벙커 더 스페이스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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