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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건설현장] (5) 새만금 배수갑문

-세계 최대규모 자랑, 가력도 신시도에 설치

 

-가력배수갑문 현재 공정 53%, 신시 배수갑문은 올 발주예정

 

여의도 면적의 1백40배, 개발면적 4만1백ha, 사업비 2조2천억원을 들여 무려 21년 동안 시행하는 금세기 최대규모의 역사(役事).

 

75년부터 87년까지 12년동안 이뤄진 서남해안 간척자원 조사를 통해 밑그림이 그려진 뒤 91년 사업시행 인가고시와 함께 본격 착수된 새만금 간척개발사업의 규모는 이처럼 상상하기 힘든 수치들이 따라 붙는다.

 

특히 1조7천5백억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외곽시설 공사를 얘기할 땐 ‘세계 최대규모’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다.

 

높이 36m, 밑너비 2백90m, 길이 33km의 방조제가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가력도와 신시도에 건설되는 배수갑문 역시 세계 최대규모다.

 

새만금 담수호와 바다를 이어주는 배수갑문은 가력도와 신시도에 각각 위치한다. 새만금 사업에 대한 환경문제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민관공동합동조사단의 활동이 지난해 시작되면서 방조제 축조공사가 중단됐지만 배수갑문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이중 가력 배수갑문은 97년 착공돼 현재까지 5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신시 배수갑문은 올하반기 발주 예정이다.

 

가력도와 신시도에 들어서는 배수갑문은 똑같은 모양과 기능을 갖지만 신시갑문은 수문이 10련이고 가력갑문은 8련이다. 바닷쪽과 담수호쪽에 수문이 각각 쌍을 이루기 때문에 실제 문짝수는 신시갑문이 20개, 가력갑문은 16개이다.

 

갑문의 규모와 연장, 형식, 홍수배제량은 모두 세계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부안군 변산면 새만금 전시관에서 출발, 방조제를 따라 가력 배수갑문에 도착했을때 수치로만 상상했던 갑문공사의 거대한 위용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선 수문 1개의 크기는 바닷쪽이 폭 30m, 높이는 아파트 5층 높이에 해당하는 15m나 된다. 담수호쪽 수문의 높이는 이보다 약간 낮은 12.5m다.

 

바닷쪽 수문 1개의 무게도 5백90톤이나 나간다. 수문을 끌어올릴때 드는 권양능력은 7백톤에 이른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배수갑문의 연장은 가력이 2백87.5m, 신시배수갑문은 3백65.8m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규모로 볼때 갑문 건설에 투입되는 공사비도 엄청날 수 밖에 없다. 97년 9월부터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가력 배수갑문 공사비는 1천3백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교량 등 토목공종까지 포함하면 2천2백95억원이 소요된다.

 

가력 배수갑문 시공현장은 현재 바닷쪽과 담수호쪽에 수문이 각각 3개씩 설치돼 있고 배수갑문위 철근콘크리트 교량이 절반정도 시공 완료된 상태다. 수문은 울산항에서부터 해상운반됐다. 수문하나의 면적만도 1백40평에 달해 3개를 부분가공해 조립하는 시공법이 채택됐다.

 

새만금 배수갑문은 수문이 방사형 모양을 띠고 있으며 유압에 의해 작동하게 된다. 유압식 작동은 국내 간척사업 사상 처음으로 적용되는 기술이다.

 

이 공법은 만경 동진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이상 홍수량을 신속히 배출, 내부개발지구내의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채택된 것이다. 갑문개폐의 신속성과 유출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유압식 작동이 필수적이라는 것. 가력갑문은 초당 최대 7천50톤을, 신시갑문은 초당 최대 8천8백12톤의 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또 주변의 변산국립공원과 고군산군도, 군장산업기지 등 관광자원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갑문 자체를 독특하고 세련된 형태로 시설해야 한다는 것도 방사형 유압식 수문을 채택한 이유다.

 

새만금 갑문에는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통선문(通船門)과 물고기들이 왕래하는 어도(魚道), 담수호 바닥물을 빼낼 수 있는 저층 배수시설이 별도로 시설된다. 통선문은 규모가 큰 신시갑문에 관광유람선과 같은 대형선박과 준설선, 어선 등이 통과할 수 있도록 했고 가력갑문에는 어선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신시 통선문의 경우 갑실의 폭이 16m, 길이가 65m에 달해 3천6백마력짜리 준설선, 4백64인승 관광선이 드나들 수 있다. 5톤짜리 어선이 한꺼번에 15척까지 통과할 수 있는 정도다.

 

가력통선문은 신시통선문 보다 규모가 약간 작지만 갑실폭이 4m, 길이가 30m다.

 

고기들의 통로인 어도 시설도 주목을 끌고 있다. 뱀장어 은어 황복 웅어 참게 등 회유성 어패류들이 이 길을 이용하게 된다. 갑실내에서 머뭇거리는 물고기들을 내보내기 위해 음파발생장치까지 갖춰진다. 농업기반공사는 수중카메라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어류들의 이동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담수호에는 시화호의 오염을 악화시켰던 요인중의 하나로 꼽혔던 저층배수시설이 3개소에 설치된다. 신시배수갑문에 1곳, 가력갑문에 2곳이다. 담수호가 만경호 동진호 계화호 등 3개의 형상을 이루기 때문에 1개씩의 저층배수시설이 필요하다. 호수 바닥에 설치된 저층배수시설을 통해 배수갑문 바닥 표고이하에서 정체돼 있는 물을 바다로 흘려 보내게 된다.

 

배수갑문 위로는 각각 폭 20.6m의 4차선 철근콘크리트 교량이 건설된다. 교량에는 내부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유압, 전기공급실 등을 설치하며 관광객들이 머무르며 주변경관이나 배수갑문 시설을 관람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배수갑문이 가력도와 신시도에 설치되는 것은 지반의 안정성을 고려한 것이다. 기초지반을 암반으로 해야 지진과 진동, 유속의 흔들림을 방지할 수 있고 파도와 수압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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