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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반경] 橫財와 橫災

김학성(金鶴聲)형제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초근목피로 근근히 연명을 하였다. 아무 것도 없는 살림에 어머니가 낮에는 농사일터에서 품삯일과, 밤에는 삯바느질로 살아가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느날 비가 와서 들일을 못나가고 집에 있을 때에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에 파보았더니 금은보화가 들어 있는 보물상자가 나타났다. 학성이 어머니는 깊이 파서 다시 묻어 버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곳으로 이사를 가 살면서 아들 형제를 잘 교육하여 관직으로 진출 시켰다.

 

어머니가 노환으로 죽음을 눈앞에 두자 아들 형제를 불러 놓고 “옛날 살던집 처마밑의 보물상자를 파내어 원님에게 올려 어려운 사람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라”고 하였다. 무단횡재(橫財)를 만나면 사람이 교만하고, 게을러질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삐뚤어지기 십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역경과 곤궁은 호걸을 단련하는 한개의 도가니와 망치이다. 그 단련을 받으면 몸과 마음이 정직 강인할 것이며, 그 단련을 받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나약할 것이라고 채근담(採根譚)에는 적고 있다.

 

당(唐)나라 명의 손사막(孫思邈)은 ‘담력은 크게 갖더라도 마음은 적도록 억제하고, 지혜는 둥글게 하더라도 행동은 분명히 해야한다’고 하였다.

 

지난해 연말경에 미국에서 발행한 6백억원짜리 복권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당첨되었다고 하였다. 이보다 앞선 몇년전에는 몇몇 대통령들이 수천억원을 착복하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가족들도 수백억원정도는 우습게 삼켜버린 보도도 수 없이 듣고 보았다. 어디 그것뿐인가. 우리나라에서도 30억원, 20억원짜리 복권이 발행 또는 당첨되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천문학적인 억, 억 소리에 허영심만 부풀대로 부풀어 있다. 더욱이 증권가에서는 기본금 얼마로 몇억원을 손에 쥐었다거나, 벤처나 인터넷으로 신흥갑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우리를 어리둥절케 한다.

 

허탈감마저 지울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농경사회에 길들여진 우리는 티끌모아 태산을 이룬다는 진리와 노력의 댓가를 받는다는 철칙을 믿고 노력하고 절약해온 대다수의 국민들은 실망감마저 떨칠 수 없다. 일년내내 땀흘려 지은 농사의 댓가와 한달의 봉급으로는 가족들의 생활과 자녀들의 교육비로 충당하기 어려워 농어촌에서는 빚이 더욱 불어난다고 한다. 진리와 철칙은 필연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인즉 일확천금을 노리는 횡재의 꿈을 버리고 노력과 절약을 추구하여 횡재(橫災)를 막을 일이다.

 

/양복규 명예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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