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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세상의 누룩이 되자’

지난 1일 삼일절을 맞아 전주에도 3.1운동 기념비가 세워졌다. 분명히 전주에서도 3.1 만세운동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제 그 아쉬움을 달래게 되었다.

 

1919년 3월 13일 전주 장날 남문시장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이 운동은 기독교와 천도교에 의해 일어났는데 주로 신흥학교 학생들과 기전여학교 학생들이 중심이 되었다. 만세운동은 다음날에도 일어났고 5월까지 계속되었다. 이로인해 신흥학교 교사 유병민, 문병무, 조종환, 고경진이 옥고를 치렀고, 신흥학교 학생으로는 고형진 남궁현 김병학 김점쇠 이기곤 김경신이 옥고를 치렀다. 이들중 김경신은 혹독한 고문으로 전주 형무소에서 옥사하였고 김병학 이기곤 김점쇠는 고문후유증으로 석방후 병사했다. 기전여학교 임영신을 비롯한 소위 13인의 결사대는 대구복심법원까지 이송되었다가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 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기위해 신흥중·고등학교 정문앞에 전주 3.1 만세운동 기념비를 세우게 된 것이다.

 

이 운동의 배후에는 김인전목사가 있었다. 그는 당시 전주서문교회의 담임목사였다. 이 일로 인해 그는 교회를 사임하고 만주로 망명해 상해임시정부에서 일하였다. 그는 당시 민족지도자들과 합류하여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며, 1922년에는 임시정부 의정원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본래 충남 한산에서 태어났으나 전주에서 활동하였고 교회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김목사에게 있어 신앙과 애국은 하나였다. 그의 신앙과 행동은 민족사상일대 격동기요, 수난기를 통과해 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었다. 목사로서 독립운동가로서 살다간 그의 삶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기에 10여년전에는 다가공원입구에 그의 기념비도 세워졌다.

 

그러나 아직도 ‘기독교인의 정치참여는 정당한 것인가’라고 질문하는 기독교인들이 많다. 한국의 선교초기 선교사들이 내세웠던 정교분리원칙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고 교회는 교회, 사회는 사회라는 이분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세상속에 심고 이 세상을 구원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기독교인은 사회에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정치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물론 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양심을 가지고 그 본질을 잃지 않고 뛰어들어야 한다. 기독교는 까마귀 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는 식의 소극적인 종교가 아니다.

 

우리는 세상속에서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누룩이 되어야 한다. 3.1운동에 뛰어들었던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오늘 우리에게 이러한 교훈을 주고 있지 않은가!

 

/정옥균(전주금암교회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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