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시와 노래가 만나 따뜻한 세상 만들기

- 나팔꽃 첫 음반과 책 나와

 

‘작고 낮고 느린 것들은 이 세상에 사소하고 힘이 없는 것 같지만 인간들의 맨살에 천천히 닿고 깊숙이 스민다.’

 

크고 거대하고 화려한 것들보다 낮고 작고 느린 것들이 지닌 아름다움 찾아나선 시인과 가수와 작곡가들이 모인 ‘나팔꽃’의 첫 작업 결실이 나왔다.

 

책과 CD로 함께 나와 ‘북 시디(BOOK- CD)’란 이름을 달고 나온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현대문학북스) 노랫말이 된 시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환하게 드러내보이는 이 책과 음반속의 주옥같은 노래들은 시와 노래가 어울려 빚어내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전해준다.

 

정호승의 ‘또 기다리는 편지’ ‘북한강에서’, 김용택의 ‘내사랑은’이나 안도현의 ‘분홍지우개’, 도종환의 ‘깊은 물’ 같은 서정적인 시들이 노래가 된 사연은?

 

시인과 작곡가와 가수들은 각각의 시와 노래를 추억하는 글을 통해 이 사연을 들려주고 시로 읽을때보다 더욱 새로운 감흥을 주는 이 노래들은 마치 마음속 깊이 안겨 있던 오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갑고 따뜻하게 우리의 영혼을 깊고 투명하게 울린다. 아름다운 시들의 빛깔을 바래지 않고 그 아름다움과 치열한 정신을 되살려내기는 쉽지 않았을 터. 책을 읽고 음반을 통해 노래를 들어보면 ‘어울림’의 의미와 가치에 또한 눈뜨게 된다.

 

문화의 위기, 90년대의 부박한 현실에서 시와 노래를 무기(?) 삼아 우리시대에 맞는 문화운동을 일구어내겠다고 나선 시인과 음악인들의 열정이 더욱 치열한 생명력으로 돋보이는 것은 온갖 ‘크고 높고 빠른 것’들 투성이인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작고 낮고 느린 것’들로 치유해내겠다는 의지 덕분이 아닐까.

 

문화평론가 김창남교수(성공회대)는 나팔꽃의 작업을 “디지털 시대를 맞아 변방으로 밀려나던 시가 새롭게 존재의의를 찾아 대중을 만나는 작업이며 신세대 문화의 홍수속에서 본래의 노래다움을 잃고 있는 노래가 새롭게 시정신으로 무장하여 서정적 관조성을 회복하는 일이다”고 말한다.

 

시를 좋아하는 독자는 한번쯤 음미했을 아름답고 서정적인 시들이 노래를 얻어 이 삭막한 생활속에서 널리 불리워진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따뜻해질듯한데, 노래집이면서도 시와 산문을 읽는 재미, 그것을 다시 노래로 들어보기의 새로움이 만만치 않다.

 

이 새로운 문화운동에 나선 ‘나팔꽃’을 이끄는 사람들은 시인 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과 작곡가이자 시인인 유종화, 그리고 가수이자 작곡가인 백창우 김원중 배경희 김현성 류형선 이지상 이수진씨. 나팔꽃의 작지만 큰 울림이 올해 여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다.

 

김은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부尹대통령, 6시간만에 계엄 해제 선언…"계엄군 철수"

정부尹대통령 "국무회의 통해 계엄 해제할 것"

국회·정당우의장 "국회가 최후의 보루임을 확인…헌정질서 지켜낼 것"

국회·정당추경호 "일련의 사태 유감…계엄선포, 뉴스 보고 알았다"

국회·정당비상계엄 선포→계엄군 포고령→국회 해제요구…긴박했던 15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