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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후백제문화사업회 전영래, '역사적 긍지 세우는...'

- 시민들의 역사적 긍지 세우는 작업 펼쳐나갈터

 

- 학술적 고증, 역사적 실체 찾아 조명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 전주의 역사 바로 찾기 사업속에서 후백제 역사의 줄기가 본격적으로 조명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에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최근 발족된 후백제 문화사업회의 초대 회장을 맡은 전영래교수는 이 사업회의 발족에 갖는 감회가 새롭다.

 

동고산성 발굴조사에 바친 세월만도 15년여. 80년부터 시작한 이 작업은 네차례에 걸친 조사 끝에 둘레 1천5백88미터에 이르는 성곽과 앞너비 84.2미터의 2층으로 추정되는 주 건물지를 비롯해 일곱개의 건물지를 발굴하고 시굴해냈다.

 

“후백제 역사의 흔적이 드러났는데도 패배한 이 역사는 늘 뒷전에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후백제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오히려 이 역사를 왜곡시키는 영향도 미쳤지요. 마음으로 내내 답답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근래들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문화관광사업들의 한켠에서, 역사가 실체를 조명하기 위하기 보다는 일회성, 이벤트성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세태를 한탄만 하고 있을수는 없었다는 전회장은 역사를 조명하는 작업이야말로 진지하고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부터인가 문화역사적 자산들이 경제적 이익의 가치 위에서 창출되어야 하는 것처럼 치부되고 있습니다. 우선이 뒤바뀌면 안되지요. 제대로 조명하고 바로 잡은 후에 그 가치를 새롭게 적용하고 부각시키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역사상업주의를 단호히 배격한다는 전회장은 그런점에서 후백제 관련한 사업회안의 연구작업이나 조명사업속에서도 스스로 절제하고 경계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물론 전주시민의 역사적 긍지를 높이고, 문화관광사업의 획기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1차적인 목표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해서 역사고증이나 우선이 되어야 할 사업들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형적으로 치장되는 일과 순위가 뒤바뀌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지자체의 역사홍보물도 이제는 지정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천편일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생생한 역사유적을 바탕으로 학술적인 전문성이 존중되는 내용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회장은 “후백제문화사업회도 학술적인 전문적 작업을 요구하는 사업부터 포럼 등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사업을 활성화할 생각이지만 일회용의 사업은 배제할 하고 정례적인 시민강좌나 장기적인 조감도를 갖고 일을 해나갈 참이다.”고 소개했다.

 

단편적인 아이디어나 편협성은 오히려 비문화적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전회장의 진단.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성품답게 전주의 역사를 진단하는 이런 저런 견해에 대해서도 꼼꼼한 비판을 가했다.

 

“증거가 없다는 실증주의적 견해가 지역의 역사를 번복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후백제의 역사성과 그 정신적 긍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후백제의 역사는 조선 5백년 유교의 당쟁정치에 얶매어 있던 ‘조선문화권’의 고식적인 사고에서 벗어나는 통로일 뿐 아니라 그것은 곧 동학의 혁명정신의 맥과도 닿아 있는 주제입니다.”

 

학예연구관 전형고시에 합격해 지난 87년까지 25년동안 전주시립박물관장을 지냈고, 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전회장은 고고학과 백제사 관련 발굴작업과 논문발표에 대단한 열정을 보여왔으며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 학술활동도 활발한 원로 연구자. 40년 가까운동안 발로 뛰며 축적해온 그의 지식과 역사 사랑의 열정이 보다 새롭게 드러나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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