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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여성 최대고민은 탁아

세살난 딸과 한살짜리 아들을 둔 주부 이영미씨(31·전주시 서신동)는 요즘 정신이 없다. 최근까지 아이들을 돌봐줬던 시어머니가 병이 났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큰 아이는 형님댁에, 작은아이는 친정에 맡겼지만 이대로는 오래 갈 수 없는 형편. 급하게 아이 돌봐줄 사람을 구하고 있지만 시간이나 비용 등 조건이 맞는 사람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씨는 현재 직장을 그만둘까 고민중이다.
아이가 있는 직장여성 대부분이 자녀육아문제를 최대의 고민으로 꼽는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취업구조가 25∼34세에 급감하는 M자형구조를 보이는 것도 결혼과 출산·자녀양육과 경제활동을 병행하기가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육아문제의 가장 큰 문제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곳이 있다하더라도 육아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부담이 크다는 것. 직장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직장탁아지만 정부가 나서지 않는 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직장여성의 최대고민 ‘탁아문제’를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젊은 전문직여성 전주클럽(회장 김영숙)이 ‘여성과 탁아’를 주제로 지난달 29일 포럼을 마련했다.
이날 주제발제에 나선 우석대 이성희교수는 자녀출산과 양육이 기혼여성의 취업을 중단시키는 요인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기혼여성들은 가정과 직장이라는 이중역할의 부담을 안게 되고 그중에서도 탁아문제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직여성클럽이 전주와 군산·익산지역 아이가 있는 직장여성 3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도 이러한 지적을 뒷받침한다.
기혼여성이 직장생활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자녀양육문제(54.5%)가 으뜸이었다. 이와함께 가사노동(39.6%)도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외부탁아는 생후 6개월이내가 44.4%로 가장 많았고, 만 3∼4세(24.9%), 만 1∼2세(13.7%), 만 5∼6세(11.3%), 7∼11개월(5.8%)순으로 나타났다. 탁아는 대부분 하루 8∼9시간을 맡기는 종일제로 엄마의 일하는 시간과 같았다.
자녀탁아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기혼취업여성의 월평균소득이 1백50만원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탁아비로 한달평균 30만원이상을 지출한다는 응답자가 44.5%나 됐다. 다음으로 10∼20만원(24.7%), 20∼30만원(17.2%) 드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10만원미만은 2.6%에 불과했다.
육아는 주로 친인척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직장여성의 반절이상(53.8%)이 친정과 시댁, 친인척 등의 도움을 받으며, 다음으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놀이방 등 사설기관(40.6%)에 맡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탁아는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엄마들은 직장탁아를 가장 원하고 있다. 정책적으로 직장내 탁아시설 설치와 육아수당 지급, 육아휴직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의 탁아비용은 가정경제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15만원미만이 적당한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이성희교수는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의 경우 비교적 높은 학력과 수입이 많은 여성들임에도 불구하고 탁아문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들고 “저소득가정이나 여성단독가구의 경우 탁아문제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교수는 또 “육아문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활성화와 모성보호측면에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의 보육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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