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는 소리 고향, 우리 소리 상품화가 우선
- 예산 지나치게 방만, 내실보다 겉치레 부추겨
- 조직위 기획력 있는 전문인으로 실질적 기능해야
2001 전주세계소리축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0월, 본행사를 앞두고 3일동안 열린 세계소리축제 예비행사를 통해 드러난 허물이 워낙 컸던 탓이다. 방만한 예산과 허술한 기획, 홍보 전략 부재, 민을 앞세우면서도 실제로는 관이 장악해버린 불합리한 조직구성, 소리축제의 취지를 깡그리 무너뜨리고 만 프로그램 등 소리축제 예비행사에서 노출된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결국은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장까지 모두 맡아 소리축제를 장악했던 유종근도지사가 사퇴했고 사무총장을 비롯한 조직위 사무국 직원 모두가 사표를 제출하는 등 소리축제는 원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불과 1년도 채 남지않은 2001년 본행사를 앞두고 소리축제 조직위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게 된 셈인데 해를 넘기고 있는 지금에도 주최측인 전북도의 조직위 개편 대책은 오리무중이다.
자연히 문화계의 근심이 높아졌다. 세계소리축제 개최의 명분을 다시 찾아야한다는 주문의 소리도 높다. 소리축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지만 중심은 한결같다.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야 하고, 우리 소리가 중심에 서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축제가 단순히 주민화합을 위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관광상품화와 문화산업화의 한 전략으로서 선택되어지는 만큼 지역문화의 독창성을 대중화하는 작업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그러나 대중화를 내세워 우리소리와 유명세를 내세운 서구음악의 자리가 바뀐다면 소리축제의 의미는 없어지고 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반감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문제는 원칙을 다시 찾는 일입니다. 소리축제에 있어서는 왜 전주에서 소리축제를 만들려고 하였는가하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일이 되겠지요.”
문화예술인들은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조직과 사무국의 구성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제기한다. 결국은 이 축제를 꾸려가는 주체의 문제라는 것. 전문인력의 영입을 과감하게 추진하되,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의 전문인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칫 고른 안배가 오히려 축제의 성격을 모호하게 할 뿐 아니라 축제의 획일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인들은 예비행사의 경우, 조직위안에 집행위가 꾸려지고 기획위원회가 상설되었지만 그 역할은 극히 형식적이었던 원인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예산의 방만함을 지적하는 소리도 높다. 예비행사에 쏟아부은 예산만도 17억여원(집행된 예산으로 밝혀진 액수). 내년 본행사에 책정되어 있는 예산은 60억원이다. 단일축제에 쓰여지는 것으로는 엄청난 예산. 문화계에서는 이 예산이 내실보다는 외형적 화려함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예비행사가 그 규모에 비추어 예산 낭비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을 감안한다면 적정한 예산으로 내실을 갖출 수 있는 합리적 운용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는 소리의 고향. 속빈 강정이 되고만 예비행사를 지켜본 지역문화계 일각에서는 소리축제를 곡 내년에 개최해야하느냐의 문제부터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소리축제의 전면적인 개선안이 그만큼 진지하게 모색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축제문화를 고민해온 전문가들은 어떻게 소리축제를 바라보고 있을까. 남다른 애정과 관심으로 소리축제를 지켜보아온 이지역 출신 전문가들로부터 소리축제 운영의 대안을 들어보았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