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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지역문화의 해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마을 바우르에서 해마다 8월초에 열리는 ‘바우르의 여름축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1주일동안 열리는 이 연극축제에는 국내외의 권위있는 극단이 출연하여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축제가 열리기전 음악회에선 마을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흥겹게 춤추고 놀며 달팽이 소시지등 전통음식도 선보여 관광객들의 식도락 욕구를 채워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형식의 지역축제는 프랑스 뿐 아니라 미국·영국등 서구 선진국, 이웃나라 일본이나 대만등에도 많다. 축제를 관광자원화 하며 지역재정에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해마다 전국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지역축제가 자그만치 4백24개에 이른다고 한다.

 

저마다 ‘지방문화의 전통을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개발과 주민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축제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하나같이 현실이나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농악대의 풍물놀이는 기본 메뉴이고 주민 노래자랑이나 지역 특산품 전시, ()()아가씨 뽑기까지 빼다 박은 듯 똑같다. 볼거리나 먹을거리에서 조차 차별화나 특색이 없으니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아니라 축제를 빙자한 짜깁기 잡탕행사라는 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후 각 지역에 있는 산(山)이름 뒤에 제(祭)자만 붙이면 그 지역축제가 되는 이런 잔치마당에 든 비용만 연간 8백50억원이 넘었다는 감사원 지적도 있었다. 물론 지역 특색을 살려 전국 규모 축제도 호응받는 행사가 없지 않다. 지리산 철쭉제나 남원 축향제, 개천 예술제, 강릉 단오제, 정읍 동학제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부천 국제영화제가 성공을 거두자 부산·전주도 뒤따라 비슷한 포멧의 영화제를 여는 것과 같은 낭비성 재전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문화부가 올해를 ‘지역문화의 해’로 선포했다. ‘지역문화의 자립화·개성화·다원화’를 지향하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그 출발이 ‘모양없는 지역축제’의 정비로부터 시작됐으면 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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