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태조 즉위 초에 있었던 일이다. 태조는 정도전에게 명하여 팔도 사람들에 대해서 평을 해보라는 명을 하였다.
정도전은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는 송죽대절(松竹大節), 강원도는 암하노불(岩下老佛), 황해도는 춘파투석(春波投石), 평안도는 산림맹호(山林猛虎) 입니다”라고 평하였다.
그러나 태조의 출신지인 함경도에 대해서는 평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태조는 어떤 평이라도 좋으니 어서 말하라고 거듭 재촉을 하였다. 이에 정도전은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태조는 이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눈치 빠른 정도전이 이어 말하길 “그러하오나 함경도는 또한 석전경우(石田耕牛) 이옵니다”하니 그제야 용안(容顔)에 희색이 만연해지면서 후한 상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진흙탕에서 서로 뒤엉켜 몰골 사납게 싸우는 개를 말하는 것으로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서로 사납게 싸우고 다툴 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 전북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위원들이 마치 이전투구식 싸움을 벌이면서 내홍(內訌)이 계속되고 있다.
그 동안 말도 많고 구설수도 많았던 전북도 교육위원회가 이제는 자기들 손으로 선출한 의장을 불신임하기에 이르렀다니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은 그야말로 무용론과 해체론 까지 거론될 만한 일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였다. 두 패로 나뉘어져 마치 편싸움하듯 하는 교육위원들은 교육쯤은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고 또한 도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처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전북도 교육위원회의 파행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그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이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라기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세상과 사물을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전북도 교육위원회는 교육이 가지는 공익성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각고의 노력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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