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무용인들의 창작 발표 무대 제 15회 전북무용제가 지난 30일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다. 강명선무용단 장인숙무용단 손윤숙발레단 오문자무용단 원무용단 등 다섯개 단체가 참가한 이번 무용제는 그 어느해보다도 활발한 창작열기로 전북춤문화의 활기를 보여주었다. 한국춤과 현대춤, 발레까지 다양한 장르의 창작춤이 선보인 이번 무대는 전통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창작춤의 위상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형식면에서도 그렇지만 내용면에서도 눈길끄는 작품이 적지 않았다. 전통적 정서를 형상화하거나(강명선의 침향목), 역사를 주제로 한(장인숙의 바람처럼 꽃처럼) 작품들이 무대 언어가 되어 관객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전했고, 인간의 존재와 삶의 문제를 담거나(오문자의 아홉개의 문) 관념적 세계를 풍경처럼 담아낸(손윤숙의 여름별장)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설화를 주제로 전통춤사위를 조화시킨 작품(김명신의 동네방네 얼라리요) 역시 한국춤사위의 신명과 아름다움을 전했다.
전북무용제는 무용인들이 일년동안 작업한 결실을 통해 서로의 예술세계를 격려하고 친목을 다지는 축제한마당. 그러나 전국무용제예선대회를 겸하면서 그 의미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도 역시 이러한 문제점은 그대로 노출되어 전국무용제예선대회가 갖는 대표팀 선발이라는 경선의 의미는 퇴색되었다. 이번에 참가한 다섯개 단체 중 오문자무용단을 제외한 4개 단체는 전북무용제의 초청단체로 무대에 선 것이어서 경선의 의미는 당초부터 없었던 것.
무용협회 박흥규지부장은 이번 무용제가 예선대회를 겸했지만 전국대회 참가의사를 밝힌 무용단은 오문자무용단 뿐이어서 자연스럽게 전북대표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용인들은 전북무용제가 전국무용제 예선대회를 겸하게 되면서 해마다 적잖은 갈등을 노출시켜왔다고 지적하고 전국무용제의 순수한 취지를 살리고 전국무용제 참가단체도 합리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오문자무용단은 지난 99년에 전국무용제에 출전, 우수상을 수상한 무용단. 올해 전국대회 참가는 두번째다. 이번 작품 ‘아홉개의 문’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차례로 거쳐야 하는 행복과 방황 그리고 고뇌의 질곡을 아홉개의 문으로 형상화한 것. 현대무용의 표현언어를 극대화시킨 이 작품은 인생의 역정을 다소 난해하면서도 은유적으로 표현, 인생의 애환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타자기가 등장하는 등 연극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실험 작업이 특징이다.
안무를 맡은 오문자교수(원광대)는 “현대춤의 역동적이고 극적인 표현을 구체화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인생에 대한 정의를 몸짓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도입과 결말부분을 빼고는 일체의 군더더기를 배제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3개월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생명력있는 춤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 제 10회 전국무용제는 오는 9월 천안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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