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이유(Seuil)社는 불란서 문단을 중심에서 움직이는 프랑스의 메이저 출판사다. 쇠이유는 갈리마르(Gallimard)와 더불어 노벨문학상과 공쿠르상을 독식하고 있는 프랑스 문학출판의 대표로 외국문학을 번역하는데 까다롭기로 정평나 있다.
이같은 쇠이유가 한국문학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서정인의 ‘달궁’을 프랑스어로 번역·출간한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쇠이유의 ‘달궁’ 출간은 한국문학이 프랑스 문단 중앙에 입성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쇠이유는 한양대 불문과 이인숙·김경희 교수와 전 주한프랑스대사관 공보관인 마리즈 부르뎅씨(여)가 공동 작업한 소설을 ‘Talgung’이란 제목으로 전 3권 중 1권을 지난 2월 프랑스인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달궁’은 지난 85년 서정인씨(65·전북대 영문과 서정택 교수의 필명)가 펴낸 장편소설. 한국전쟁으로 고아가 된 인실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 특유의 문체와 형식으로 묘사한 80년대의 대표작으로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함이 공존하던 이 시대를 3백여개의 소단락으로 묶어내, 소설 형식에 있어서도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한국인들도 쉽게 읽어내리지 못할 정도로 전라도 사투리가 담겨 있는데다 문장이 긴 것으로 유명하다.
쇠이유측은 달궁을 “비극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작품”이라며 “유럽인의 상상속에 그려져 왔던 한국이 아니라 한국인이 보는 한국문화의 특질, 전쟁과 현대화의 명암이 잘 드러났다”고 평했다.
이 작품의 번역판 출간은 당초 지난해 2월로 예적정되어 있었지만 번역자들도 사설체 문체를 불어로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어 번역에만 4년이 걸렸고 세이유측도 1년간의 철저한 검증기간을 거쳐 1년이 늦어졌다.
서교수는 “지난해 번역판이 출간된다고 주위에 말했다가 출판사측의 꼼꼼함으로 나만 식언한 격이 됐다”며 “수년전 이교수 등이 먼저 번역을 하겠다고 알려와 유럽에 한국문학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수락했었다”고 밝혔다.
서교수는 지난 62년 잡지 ‘사상계’에 단편 ‘후송’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첫 창작집 ‘강’으로 시작해 ‘봄꽃 가을 열매’(91)과 ‘붕어’(94) 그리고 지난해 발표한 ‘용병대장’에 이르기까지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