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는 성불할 수 없다’ 비구니는 비구승과 격이 다르다는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한국 불교사에서 비구니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사실. 요즘 들어서도 비구니 큰스님들의 수행담이나 용맹정진은 단지 비구니라는 이유로 성적 차별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불교사에서 비구니의 지위는 미천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속에서도 수행과 불법홍포에 정진, 한국불교의 한 축으로 자리한 비구니 큰스님들의 수행행장을 담은 책이 나왔다.
김제 원평이 고향인 하춘생씨(주간불교신문사 편집부장)가 발간한 ‘깨달음의 꽃2’(도서출판 여래).
이 책은 하씨가 3년전 1권을 펴냈던 연장선상에서 비구니 큰스님의 발자취를 쫓아가며 그들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여정의 산물이다.
하씨는 비구스님들의 행적만 기록으로 남아 있는 한국불교의 그릇된 현실속에서 전국의 사찰을 발로 뛰며 직접 비구니의 수행과 행장을 찾았다. 노경에 접어든 스님의 말씀을 통해 근세 비구니의 생활상과 수행의 발자취, 가람수호의 노고 등 묻힐 뻔 했던 것들을 햇빛속으로 끌어냈다.
한국 비구니로서는 최초로 전계화상을 지낸 정행스님, 석남사를 중창하고 후학양성에 매진한 ‘가지산 호랑이’인홍스님, “결제때 절밖을 나서면 맞아죽어도 할말이 없다”며 제방납자의 표상이 된 수인스님 등 비구니 큰스님의 행장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근대 한국불교사 1백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는 비구니 큰스님들의 행적을 담은 사진도 실려 있는 것도 이채.
하씨는 책을 펴낸 이유에 대해 “이번에 정리한 큰스님들은 모두 입적하신 분들인데다 그분들의 수행담을 들려줄 스님들 역시 연로해서 서둘러 큰스님들의 행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영원히 역사속에 묻혀버릴 것 같아서”라고 소개했다.
하씨가 발품을 팔아 모은 큰스님의 행장은 모두 서른두명(1권 17명 포함). “청정도량 가꾸기부터 전법과 수행, 복지사회 구현에 이르기까지 비구니들이 보여주는 모습에서 한국불교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하씨는 앞으로 50명의 비구니 큰스님의 행장을 정리하고 비구니 법맥의 흐름을 담은 한국불교비구니사를 정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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