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무척이나 우울하고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었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도 보다 더 분석적이고, 체계적이 되고 싶고, 아이에겐 좋은 엄마, 남편에겐 좋은 아내, 좋은 딸, 좋은 며느리등이 되고 싶다. 이런 나를 누르고 있던 슈퍼우먼콤플렉스가 나를 괴롭히기 시작할 때 난 드디어 화가 났다.
누군가, 그럴땐 집에 들어가서 조금 쉬는게 어떠냐고 충고한다. 하지만 직장일이 끝나고 가정이라는 또다른 직장으로 출근해야하는 아줌마들에겐 그것도 좋은 해결법은 아니다. 이럴땐 '주전자 뚜껑의 숨구멍'을 찾아보자.
불위에서 주전자속의 물이 부글부글 끓어도 주전자가 터지지 않는 것은 주전자뚜껑의 작은 숨구멍이 열기를 발산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장인으로서 주부로서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 특히 현재의 모습에 정체하지않으려는 여성들에겐 자기개발과 적절한 인간관계, 문화생활들이 병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조건이 그런 것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스트레스의 무게가 심해질땐, 자신만의 숨구멍을 찾아보자.
하루에 30분씩 명상하기, 운동이나 산책하기,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는 일기쓰기, 가족과 함께 대화의 시간갖기, 자투리시간을 이용하는 자신만의 취미갖기등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중에 나만의 삶의 여유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나만의 공간에 내 감정의 찌꺼기들을 떨어버리고, 잠깐의 명상으로 나의 주전자는 터지지 않았다. 그리고 주전자속의 물을 끓게하는 내 열정들은 작은 숨구멍을 통해 발산되면서, 나를 움직이는 새로운 각오와 힘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 오수연 (전북여성단체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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