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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기원 신면난 굿판 '얼씨구나'

 



9월 1일 토요일 오후 3시 고창군 해리면 하련리에서는 고창농악보존회(회장 김민현)의 신명난 풍물굿 한마당이 펼쳐진다. 해마다 옛풍물굿의 원형을 복원하는 판을 열어온 고창농악보존회가 새로운 의욕으로 올해 준비한 마당은 만두레 풍장굿.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풍장굿판이다.

풍장굿은 우리 농경문화속에서 일과 놀이를 곧 하나로 만들어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공동체적 의식을 다지는 일종의 문화행위.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과 독특한 과정으로 발전하고 전승되어왔지만 산업화 과정속에서 다른 많은 굿들이 그랬듯이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고창지역의 만두레 풍장굿은 젊은 굿패들이 고창농악의 보존작업에 참여하면서 잊혀진 풍물굿의 형태를 찾아 자료를 정리하고, 원형을 재현하는 노력으로 이어진 굿이다.

 

김매기는 모두 세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모심은지 20일만에 매는 초벌매기와 다시 15일만에 갖는 두벌매기, 그리고 10일만에 세벌매기인 만두레로 마무리를 짓는 것. ‘만두레 풍장굿’은 세벌매기, 만두레때 풍장굿을 친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늘에 이르러 복원된 풍장굿은 풍물의 신명난 놀이 한판으로도 흥미롭지만 일종의 한마을 축제로서의 연희형식도 새롭다.

 

풍장굿은 마을의 큰 부잣집 상머슴이 두레꾼들을 모아 농기와 영기를 앞세우고 질굿을 치면서 논으로 나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논에 이르면 농기와 영기를 꽂아놓고 두레꾼들이 김매기를 시작하는데 옆에서 굿을 쳐주는 풍장패의 가락에 맞추어 선소리꾼이 긴소리와 짧은소리를 멕이면 일꾼들은 후렴으로 받는 소리를 하며 일을 한다.

길고 짧은 소리에 맞추어 김매기가 끝나면 일꾼들은 소리를 주고 받으며 왜염싸기를 한후 가장 농사일을 잘한 상머슴에게 진흙을 묻혀 손도장을 찍는다. 일종의 선발의 과정이다. 그렇게 뽑힌 상머슴은 소에 태우고 그 주인은 지게를 태우고 일꾼, 선소리꾼, 풍장패 순으로 마을로 들어온다. 물론 주인집에서는 고된 일을 하느라 애쓴 머슴들을 위해 술과 음식을 내놓고 저녁 내내 한바탕 판굿을 치며 논다.

 

지난해 굿판이 50년만의 복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면 올해 굿판은 원형 복원을 탄탄하게 갖추어 본격적인 발표회로 꾸리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 풍장굿판에서는 아흔살의 김수만할아버지(상하면)가 젊은 시절 소리 맥이던 기량을 뒤살려 선소리꾼으로 참여한다.

 

고창농악보존회의 젊은 굿패들의 열정으로 가꾸어내는 우리것에의 복원 작업이 한결 돋보이는 자리. 주말에 고창을 찾는 일반 관객들이라면 더없이 생생한 우리 문화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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