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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객사 휘감은 '소리의 詩'들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 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 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곳이 어느메뇨…’

 

음유시인이자 민중가수 정태춘씨의 읊조리는듯한 노래들이 13일 저녁 전주객사를 물들였다.

 

‘풍패지관’(豊沛之館) 현판을 등에 지고 ‘떠나가는 배’‘우리는’‘황토강으로’등으로 이어지는 정씨의 노래에 취한 관객들은 색다른 초가을의 정취를 만끽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정씨가 도로포장공사의 소음이 귀에 거슬려서 인지 ‘우리는’을 부르는 동안 두번이나 곡을 중단했지만 관객들은 박수로 이를 감싸는 정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씨의 이날 공연은 2001세계소리축제 조직위(위원장 천이두)가 마련하는 열번째 ‘목요객사소리마당-해질녘 작은 음악회’에 초대받은 자리.

 

오는 10월13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2001세계소리축제를 도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 7월5일 첫무대를 연 이래 두달넘게 매주 목요일마다 전주객사 주변을 소리로 물들게 했다. 지난해 예비대회를 비롯해 갖가지 풍상을 겪었던 조직위가 야심차게 준비한 홍보상품.

 

열차례의 무대가 뒤를 이으면서 출연팀의 화제도 만발했다. 민간위탁방식을 놓고 내홍을 앓았던 도립국악원은 그동안의 반목을 씻고 도민들 곁으로 돌아와 지난 7월5일 객사소리마당의 첫무대를 장식했고, 지난달 23일 일곱번째 무대를 장식한 부부명창 김일구·김영자명창은 공연 며칠 뒤 장남과 차남이 각각 임방울국악제전국국악대회 판소리부 대통령상과 완산 전국 국악대제전 기악부대상을 차지하는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또 전국투어를 마치고 전주에 안착한 소리축제대학생홍보단이 축하공연을 가졌고, 도립국악원 타악연주그룹 ‘천지소리’, 전주시립국악단 실내악그룹 ‘가을소리’, 인디록밴드 ‘코락’‘‘육자배기’등이 열광의 무대를 선사했다.

 

객사소리마당은 앞으로도 소리축제가 열리기 직전까지 매주 목요일마다 마련된다.

 

가수 정태춘씨는 “전주는 어느 도시에서도 찾을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면서 “전주소리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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