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山을 사랑에 눈 뜨게 한/도리지꽃 피었네/靑山을 半만 취하게 한/한들한들 도리지꽃 피었네.
淸明한 가을날/풀 푸른 내 故鄕 뒷山에/ 이쁜 固執으로 도라지꽃 피었네’(故 박항식 선생 ‘도라지꽃’)
한평생을 오롯이 후학양성과 시에 매달렸던 호운 박항식 선생(1917∼1989). 남원출신으로 전통 시조를 현대화, 우리나라 서정시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호운은 동국대 국문과 교수이자 당대 최고 시인이며 평론가들인 정지용·김기림 등과 정인보·이병기·이희승 등 당대의 석학들의 지도를 받고 졸업한 1회 졸업생. 재학중 처녀시집 ‘백사장’을 펴내고 한성일보 신춘문예로 등단(49년)하는 문재를 보였던 그는 원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제자들에게 창작의욕을 북돋우며 소위 ‘원광대사단’으로 불리는 문맥의 초석을 다졌다.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안도현 등 한국문단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1백30명이 그의 제자들.
호운은 또 43년간 시창작에만 전념하면서 한성일보를 비롯해 경향신문(노고단)과 조선일보(문장대) 등 세차례에 걸친 신춘문예 당선과 다섯권의 시집, 저서 두권을 펴내는 등 이루어낸 문학적 성과도 크다.
한국문단은 물론 전북문단의 뼈대를 이루고 살을 찌우게 했던 호운의 삶과 문학세계를 살피는 자리가 처음으로 마련된다.
24일 저녁7시 사학연금회관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호운 박항식 시인 추모 문학의 밤’. (사)한국미래문학연구원(원장 김동수)이 호운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고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호운의 동료와 후배문인, 유족들은 물론 제자들이 참석해 추모시를 낭독하고 논문을 발표해 의미를 더한다.
채규판 교수(원광대)와 시인 안도현씨가 추모시 ‘지난 날을 두고’‘호운학교’를 각각 낭독하고 송수권 교수(순천대)·최정주(소설가)·박환용 교수(작가)는 ‘박항식의 문학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또 김동수교수(백제대)와 오종근교수(동신대), 시인 김광원씨 등은 호운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담아낸 논문을 발표한다.
이와 더불어 호운의 대표시 낭독과 신사영 단장(국립국악원 정악단) 등 국악인이 나와 우리 가락을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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