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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무대사이] 군산부부합창단

 

 



부부는 서로를 마주보는 사람들이 아닌, 어깨동무하며 같은 방향을 걸어가는 동반자라고 한다. 그리고 같은 취미를 통해 서로를 보듬으면서 인생의 동반자임을 확인하는 부부들은 의외로 많다. 군산부부합창단(단장 박충웅)도 노래를 매개삼아 가정의 행복과 원숙한 하모니라는 행복열매를 키워가는 사람들이다.

 

지난 99년 창단한 군산부부합창단은 반주를 맡고 있는 박경자씨(군산대 음악학과 조교)가 유일한 미혼일 뿐 말그대로 29쌍의 부부들로 이뤄졌다. 단원 가운데 성악전공자는 이정민씨와 임병호씨 등 4명정도이고 대부분은 노래가 좋아 한자리에 모인 동호인들이다.

 

그러나 단원의 상당수가 기독교신자들로 대부분 교회성가대를 거치며 실력을 다져온 매니아들이어서 음악에 대한 열의 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들이 지난 10일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가진 세번째 정기무대도 사랑의 하모니와 행복의 열기가 가득한 자리였다.

 

군산중앙고 김재석교사의 지휘로 ‘가고파’와 ‘그리운 금강산’ 등의 가곡은 물론 ‘사랑으로’같은 가요부터 성가곡 ‘능하신 주의 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대에 올려 군산시민들에게 넉넉한 감흥을 선사했다.

 

또 연주회에서 얻은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더불어살기와 문화행사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단체이기도 하다.

 

부부합창단원들의 평균 연령은 40대초반으로 단원가운데 박충웅단장과 김석정씨(국민건강보험공단 익산지사장)가 57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단원들의 직업군도 의사, 교수, 교사, 자영업, 공무원, 직장인 등 다채롭고 다양하다.

 

창단때부터 해마다 정기발표회를 열고 있는 이들은 첫번째 연주회때 18쌍의 부부가 무대에 올랐고 지난해 두번째 연주회에서는 22쌍의 부부가 입을 맞췄다. 올해는 식구수를 다시 늘려 29쌍이 출연, 음악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확인시켜줬다.

 

이들은 ‘아름다운 부부 행복한 가정만들기’를 모토로 삼아 부부간의 정을 돈독히하고 화합과 웃음이 있는 지역사회 가꾸기에 나서고 있는 숨은 일꾼들인 셈이다.

 

군산부부합창단은 매주 목요일만 되면 군산시 조촌동에 있는 원우아트홀에 모여 합창연습과 함께 이웃과 부부간의 정을 다진다. 매월 마지막 목요일에는 단원들 가운데 그달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들을 축하해주고 축가를 불러주는 정겨운 자리를 연출하기도 한다.

 

창단한 지 3년째에 불과하지만 군산시민의 날 행사나 청소년음악회 등에 초청될 만큼 지역사회에서도 제법 내실을 갖춘 합창단으로 입소문이 나있다.

 

부인인 김인선씨(군산KBS 아나운서)와 함께 부부합창단의 산파역을 맡았던 박충웅단장은 “군산부부합창단이 일천한 경력이지만 부부간의 정을 키우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단체로 성장한 것이 더없이 기쁘다”면서 “지역사회의 문화적 역량을 키워가는데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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