紀綱一廢, 何事不生.
기강일폐, 하사불생
기강이 한번 폐하고 나면 무슨 일인들 생기지 않으랴.
송나라 때의 문인인 소동파가 신종(神宗)황제에게 올린 글인〈상신종황제서(上神宗皇帝書)〉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방송을 통하여 "국가 기강을 바로잡는다"거나 "기강이 해이해 졌다"거나 혹은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등 '기강(紀綱)'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기강'이란 '모든 법과 규율과 제도 등을 통섭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이며 원론적인 법의식'을 말한다.
그물로 치자면 모든 그물눈을 매달고 있는 벼릿줄과 같은 것이 곧 기강인 것이다. 따라서 그물의 벼릿줄이 엉키거나 끊어지거나 늘어지면 그물이 제 구실을 전혀 할 수 없게 되듯이 한 국가나 사회의 기강이 흐트러지거나 무너지면 그 국가나 사회는 국가나 사회의 구실을 제대로 해 낼 수 없게 된다.
그물눈처럼 정리가 되어있던 질서가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강이 무너지면 어떠한 사고라도 다 일어날 수 있다. 얼마 전에 군부대에서 대낮에 소총을 탈취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그 소총을 이용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저수지의 둑이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사정없이 무너지듯이 국가의 기강도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더 늦기 전에 교육의 기강도 바로 잡고 사회의 기강도 바로 잡고 무엇보다도 먼저 군대의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紀:실마리 기, 법 기 綱:벼릿줄 강 廢:폐할 폐 何:어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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