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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구름 걷힌 곳이 곧 푸른 하늘



구름 걷힌 곳이 곧 푸른 하늘

 

一旦雲開復見天

 

일단운개부견천

 

하루아침에 구름이 걷히니 푸른 하늘을 다시 보네.

 

송나라 사람 소철(蘇轍)이 쓴 〈의전시책제이수(擬殿試策題2首)〉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하늘에 진한 먹구름이 덮인 채 사나흘씩 쉬지 않고 비가 내릴 때면 영영 푸른 하늘은 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다. 날이 들면 먹구름은 금새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이 푸른 하늘이 다시 나타난다. 구름이 걷힌 곳, 그 곳이 바로 푸른 하늘이 있는 곳인 것이다.

 

우리가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을 때에는 '희망'이라는 단어는 나와는 전혀 무관한 단어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아예 '희망'이라는 말 자체를 찾아내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희망은 결코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다.

 

구름 걷힌 곳이 바로 푸른 하늘이듯이 내 마음에 자리한 실의감(失意感)을 걷어낸 곳, 바로 그곳에 희망은 자리하고 있다. 구름 위에 눈부신 태양도 있고 푸른 하늘도 있듯이 절망의 바로 아래층에 희망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의와 절망이라는 마음의 너울만 걷어내고 나면 언제라도 우리는 희망을 만날 수 있다. 요즈음 보도에 의하면 우리의 경제가 차츰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IMF구제금융 사태 이후 아직도 절망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분께 이 좋은 봄날을 통째로 드리고 싶다. 힘내십시오. 구름만 걷어내면 푸른 하늘은 항상 그 자리에 있답니다. 

 

旦:아침 단  雲:구름 운  開:열 개  復:다시 부  見:볼 견, 나타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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