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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경.. 2002 교향악축제를 보고



매년 봄기운이 우리들 곁으로 찾아올 때쯤이면 서울 예술의 전당은 분주한 모습의 활기찬 움직임들로 무척 바빠진다.

 

바로 새봄을 여는 음악축제인 교향악축제로 인한 준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국내 클래식문화에 새 장을 열고자 시도했던 교향악축제는 대한민국 최대의 축제로서 그 동안 서울과 지방간의 음악적 격차와 벽을 허무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이를 기회로 각 지방의 교향악단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우리 음악계를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1일부터 시작해서 12일 막을 내린 2002년 제14회 교향악축제는 특별히 월드컵이 열리는 각 시 교향악단들의 참여로서 또 다른 의미를 갖게 했으며, 예년과는 다르게 관객의 수가 많았다는 것 또한 대중과의 사이를 좁히고자 여러 가지를 고심한 기획측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멘델스존 to 쇼스타코비치"라는 부제 하에 선곡된 낭만적인 곡들은 제각기 많은 팬들을 고루 모을 수 있었고, 특히 각 연주 프로그램의 전반부에는 고루 협주곡들을 배치해 놓았는데, 그 동안 많은 팬들이 보고싶고 듣고싶어하는 차세대 유망연주자들의 협연 무대가 준비 되 있어서 다채로운 무대로 청중들의 계속되는 커튼 콜이 뜨거운 연주회장을 실감나게 했다.

 

첫날 무대를 장식한 제주시향의 연주는 첫 곡을 관악합주로 시작해서 축제의 장을 화려하게 시작했고, 부천필과 임헌정의 지휘로 연주된 슈만과 브람스는 고전적인 정통을 잇는 낭만의 레퍼토리로 서정미를 흠뻑 자아냈다.

 

올해 새로 영입된 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와 대구시향은 새로운 지휘자와의 조화를 돋보이게 했으며, 곽승이 이끄는 부산시향은 메조소프라노와의 아리아 연주로 신선함을 주었고, 마지막 이틀의 무대를 꾸며준 울산시향과 부산시향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말러의 교향곡을 연주하여 대중의 귀를 열리게 해준 귀한 자리였다.

 

특히 이번 교향악 축제에서는 과거 13년 동안 볼 수 없었던 기타협연의 무대로 새로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바로 박태영지휘자와 우리 전주시향의 무대로 축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자리를 메운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단연 축제의 하이라이트임을 보여주었다.

 

전주시향의 당일 서곡은 일본작곡가 이쎄이 쯔까모토의 신작 "빛나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작"으로 전주 월드컵을 기념하여 쓰여졌고 세계초연으로 연주되었으며, 2부에서 연주된 글라주노프의 심포니 제4번 역시 국내 초연으로 탁월한 선곡을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국내의 많은 교향악단들의 수준은 날로 향상되고 있으며, 한자리에서 이를 볼 수 있는 축제는 많은 클래식 팬들에게 즐거운 선물이 되 가고 있다.   

 

/ 윤전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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