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결코 소유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누구든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비우고 놓아버려야 한다. 청순하고 향기롭게 자기 삶과 인생을 누리고자할진대 교만하지도 않아야 하며, 의심하기 시작하다보면 천길, 만길 깊어만 가는 의심을 끊고 상호 신뢰의 기반을 닦아 나가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숨김없이 비추어 볼 수 있는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할 것이다. 세상사 모두가 덧없음을 알아서 한시적으로 주어진 자기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사무치게 깨달아서 아집과 애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갖은 방법을 다 써보아도 결국 인생은 고해이다. 험난하고 암울한 시간들과의 싸움에서 뒤로 물러서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가득 차게 되면 걸림돌을 넘어서 흘러가고 장애물에 막히면 기다리거나 옆으로 돌아서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괴로움과 슬픔, 고통들을 오히려 밑거름삼고 디딤돌 삼아서 힘차게 미래를 지향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삶의 지혜가 성숙해 질 때 일체의 모든 것들이 다 공함을 완벽하게 깨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극복하게 되고 무상(無常),무아(無我),고(苦), 공(空)의 이치를 자기 내면에서 산소처럼 녹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이르게 되면 얼굴의 표정이 바뀌게 된다. 아무런 바램이나 댓가성 없이 자신의 모든 것들을 남김없이 베풀 수 있는 넉넉함에 환희심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검소하고 부지런하였던 가섭존자가 부처님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부처님의 법을 이어가는 제일대조사가 되었음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사려 깊게 살펴볼 일이다.
/원행스님(금산사 부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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