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의 본고장인 전주는 소리꾼에게 더없이 소중한 곳이지만 수준높은 귀명창들이 많아 섣불리 무대에 섰다가는 혼쭐 납니다. 전북출신인 저에게도 부담은 큽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지요.”
다음달 1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명인홀에서 열리는 ‘명창등용문’의 마지막 소리꾼으로 나서는 국립창극단 왕기석지도위원(39)은 “지난해에 이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다시 찾게돼 영광이기도 하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다”면서 “고향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0대∼40대의 젊은소리꾼들이 초대된 8명 중 유일한 ‘청일점’. 남자명창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소리판에서 그의 활동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 그는 ‘적벽가’의 눈대목을 부른다. 특히 특유의 수리성으로 적벽가의 백미라고 일컬어지는 ‘군사설움타령’을 열창하며 귀명창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정읍 출신인 그는 지난 8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이래 20여년동안 판소리와 창극계의 텃밭을 튼실하게 일궈온 소리꾼. 박봉술·남해성명창을 사사했고, 지난 99년 KBS서울국악대경연 판소리 장원을 차지 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수궁가 이수자로,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형 기철씨(41·국립창극단 단원)와 함께 형제명창으로도 이름이 높다. 지난해는 국립창극단을 이끌고 소리축제를 찾아 동생이 놀부역과 연출을, 형이 흥부역을 맡아 창무극 ‘흥보가’를 열연, 눈길을 모았었다.
올해는 창극 1백주년을 맡아 펼쳐지고 있는 국립창극단 행사를 지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다음달 7일에는 국립창극단을 이끌고 남원창극축제에 참가할 계획.
“지난해 소리축제만 해도 프로그램의 한부분에 불과했던 판소리가 올해 축제에서는 중심에 서있음을 실감했다”면서 “소리축제가 국내외를 대표하는 축제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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