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지 못한 시인의 안타까움일까, 아니면 그동안 분출하지 못했던 시의 샘에 봇물이 터진걸까.
대학 교수, 열린시창작회 대표, 시평론가 등으로 1인3역을 하며 한동안 시인의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이운룡 시인(65·중부대 국어국문과 교수)이 시집 두권을 한꺼번에 내놓았다.
‘풍경은 바람을 만나면 소리가 난다’와 ‘그 땅에는 길이 있다’. (푸른 사상)
‘성자, 반눈 뜨고 세상을 보다’(93년)이후 10년 만에 세상에 내놓은 그의 아홉번째, 열번째 시집이다.
“가르치고 시평 쓰는데 몰두하다 보니 내 시정신이 분해되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2년전 시평 절필을 선언하고 시 쓰는데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메마른 줄 알았던 저수지(시심)에서 물(시)이 쏟아지는 기쁨을 맛보았다는 그는 10년 동안 차곡 차곡 쌓아뒀던 체험을 촘촘하게 엮어냈다.
이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죽음에 관한 명상부터 산행, 그리고 북유럽과 동남아를 여행한 기행시 등 폭넓은 그의 체험이 시어로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시 하나 하나에는 그의 삶과 흔적이 배어 있어 따스하고 정감있게 다가온다.
“체험하지 않으면 시를 쓸 수 없습니다. 모든 체험이 명상을 통해 걸러지고 시어로 승화되는 셈입니다.”
명상을 위해 시를 쓰는 동안 매일 아침 5시면 일어나 완산칠봉을 거닐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올해 말, 정년을 맞는 그는 이번 시집을 인생의 전환점으로 여기고 있다. 앞으로 시로 독자들의 마음을 웃고 울리는 ‘영원한 시인’으로 남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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