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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상과 벌

 

 

慶賞不遺匹夫하고 誅罰不避肺腑하라.
경상불유필부     주벌불피폐부

 

필부라 하여 칭찬하고 상을 주는 일에서 빠뜨려서는 안되고,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라 해서 꾸짖고 벌주는 일을 피해서는 안 된다.

 

청나라 말기의 학자인 장태염(章太炎)이 쓴 〈진헌기(秦獻記)〉라는 문장에 나오는 말이다. 필부(匹夫)란 원래 '한 사람의 평범한 남자'라는 뜻이다. 나중에는 뜻이 확대되어 '신분이 낮은 보잘것없는 남자'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 폐부(肺腑)란 본래 '허파'라는 뜻이었으나 후에 뜻이 확대되어 '골육을 비롯하여 자신과 매우 친한 사람'을 뜻하는 말로도 쓰이게 되었다.

 

상을 탈 만한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신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상을 주지 않아서도 안 되고 벌을 받을 일을 하였는데도 신분이 고귀하다고 해서 벌을 면해 주어서도 안 된다. 이른 바 '특혜'가 있는 사회는 언젠가는 무너지고 만다.

 

특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의 분노가 쌓여 '민심'이라는 이름으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계는 '특혜'와 '면제' 시비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특혜와 면제를 받았다면 그 대상자가 그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이렇게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도 아직 특혜와 면제 여부를 확실히 가리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이 아니라면 보다 큰 목소리로 아니라고 해서 이 지루한 공방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고 사실이라면 하루 빨리 자백하여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본인은 사실을 다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慶:경사 경  賞;상 줄 상  遺:빠뜨릴 유  匹:홑 필  誅:꾸짖을 주  罰:벌할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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