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안도현 시인은 “매 달 한 권의 그림 동화책을 써내겠다”며 “그의 책을 보는 아이들도 예쁜 꿈을 꾸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2월이 지날 무렵 “처음으로 마음먹고 썼다”는 두 권의 그림동화책 ‘만복이는 풀잎이다’와 ‘이 세상에서 제일 먼 곳’을, 4월에는 ‘만복이는 왜 벌에 쏘였을까’를 펴내 눈길을 모은 안시인이 이 달 초 다시 그림동화책 ‘엘레꼴레 결혼한대요’(태동어린이)’를 펴냈다.
동화의 주인공은 모래알로 밥을 짓고 풀잎으로 김치를 만드는 슬기와 만복이, 난이다. 세 아이는 컴퓨터와 값비싼 완구를 가지진 않았지만 방아깨비가 방아찧는 모습을 지켜보며 절로 마음이 풀리고, 하품하는 호박꽃 속에 숨어 들어간 벌들의 헬리콥터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아이들이다.
자연과 한 몸이 되어 뛰놀고 다투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아이들…. 그리고 50년이 넘도록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고향에 대해 궁금해할 줄도 안다.
시인은 이 아이들의 놀이와 꿈에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소리 내어 읽으면 시의 운율이 저절로 느껴지는 간결한 문장으로 담아냈을 뿐이다. 책 가득 담긴 일러스트레이션 전업작가 조민경씨의 그림도 따뜻함을 더한다.
시인은 매달 책을 내겠다는 결심을 실천하지 못했지만 슬기와 만복이, 난이가 선사한 함박웃음으로 다시 그 결심을 굳히는 듯 하다.
올해 초 제1회 노작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제10회 모악문학상 금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20년 고개를 뉘엿뉘엿 넘고 있는 그의 문학세계가 또하나의 열매를 맺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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