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無物欲乾坤靜이라.
심무물욕건곤정
마음에 욕심이 없으면 온 세상이 다 조용하다.
명나라 말기의 인물인 홍자성(洪自誠)이 썼다는《채근담(菜根談)》에 나오는 '心無物欲乾卽是秋空霽海(욕심이 없으면 마음은 곧 가을 하늘, 갠 바다와 같다)'는 말을 7언 句로 변형시킨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시끄럽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말 세상이 시끄러운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정작 시끄러운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내 몫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혹은 나의 연기가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몸부림을 치고 아우성을 치느라 내가 시끄러운 것이지 세상은 본래 아무런 말이 없다.
따라서 내 마음에 이는 욕심의 불만 끄면 건곤(乾坤) 즉, 천지는 조용해진다.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 가운데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 기차 소리 요란해도 아기아기 잘도 잔다"라는 노래가 있다.
아무리 기차 소리가 요란해도 아기는 잘도 잔다. 아기의 마음엔 욕심이 없으니 온 세상이 다 조용하다. 그런데, 나는 왜 잠을 못 이루는가? 기차 소리 때문인가? 아니다. 내가 잠을 못 이루는 까닭은 비우지 못한 가슴속의 찌꺼기가 때로는 미움으로 타오르고 대로는 분노로 일렁이며 때로는 망상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욕심을 버리면 천하가 다 조용해진다. 기찻길 옆에서도 깊은 잠을 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乾:하늘 건 坤:따(땅) 곤 靜:고용할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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