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창규씨(57, 원광대 교수)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올해로 열한번째, 2년마다 한차례씩 개인전을 열어온 작가가 근래 2-3년동안 몰두해온 작업의 중간보고서다.
워낙 부지런한 발표활동 덕분에 큰폭의 변화를 실감할 수 없지만 보다 철학적인 깊이가 더해진 그의 세상보기를 그림으로 만나는 일은 즐겁다.
"산속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난 후 나의 삶은 확실하게 변했다. 자연에 대한 눈을 새롭게 뜨고, 세속적인 것에 집착하는 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우선 큰 소득이다. 이 그림들은 그러한 과정의 내면이 가장 솔직하게 드러난 자화상이다."
구상의 세계로부터 변화되기 시작한 그의 그림은 최근 더욱 절제되고 단순화된 형식을 향해있다. 흥미롭게도, 변화된 화폭은 옛 건축물의 큰 기둥을 연상케하는 형태에 기하학적인 문양과 구도를 조화시켰다.
더러는 면으로, 더러는 선으로 상징화된 세상은 모든 번잡하고 세속스러움을 감싸안은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 화폭의 주체는 사유하는 인간의 모습. 바로 작가자신이다.
"세상을 등지고 영혼의 소리를 듣는 인간의 모습은 내 자신이 갈망하는 세계입니다. 그 세계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은 성찰의 시간인 셈입니다."
몸을 낮추고, 욕심을 버리는 과정, 그리하여 맑은 영혼의 세계를 만나는 일을 꿈꾸며 살아가는 작가의 바람은 한결 맑아진 색채나 자연을 향한 경이로움을 형상화한 화폭으로 담겨있다.
작가는 전시회와 함께 그동안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을 모은 '미술 이야기2'(문정사)를 펴냈다. 그의 예술관을 이해할 수 있게 하거나 미술에 대한 상식을 통해 그림보기를 도와주는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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