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회에서 집터나 묏자리를 보는 지관(地官)들이 방위를 측정하는데 사용했던 ‘윤도(輪圖)’와 마디마디 장인의 혼이 녹아있는 ‘합죽선’, 그리고 남원지역의 특산물이 된 ‘제기(祭器)’.
지금은 일상생활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우리의 전통공예품들을 통해 과거 우리 조상들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자리.
현대문명의 이기(利器)가 시시각각 그 모습을 바꾸고 있는 환경속에서도 수십년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온 도내 전통공예의 명인 명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다음달 15일까지 사회교육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는 ‘전통을 잇는 전북사람들 공장인(工匠人)전’.
지난 6일 국내 국립박물관중 최초로 사회교육관을 개관한 전주박물관이 개관 기념특별전으로 마련한 이번 기획전에는 도내에서 전통공예를 계승·발전시키고 있는 국가및 도지정 무형문화재 22명의 작품 1백여점이 전시됐다. 대를 이어 예술혼을 이어오고 있는 명인들의 땀방울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
눈길을 끄는 이들 작품중에는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인 제1백10호 윤도장(輪圖匠) 보유자 김종대씨와 제74호 대목장(大木匠) 보유자인 고택영씨의 작품이 있다.
고창군 성내면에서 전통적인 수법으로 대를 이어 윤도를 제작하고 있는 김씨는 대추나무와 회양목 재료를 사용한 패철(佩鐵)과 거북패철·면경철·선추등을 이번 기획전에 출품했다.
서울 남대문과 순천 송광사 국사전·김제 금산사 대적광전및 미륵전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건축물의 복원·보수공사에서 도편수로 활약, 한옥 처마의 곡선을 강조해 낸 고씨는 완주 화암사 극락전 모형을 전시했다.
전북도지정무형문화재도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선자장(扇子匠·제10호) 이기동씨와 엄주원·조충익씨가 제작한 합죽선과 발부채·낙죽선은 비교적 친숙한 작품들.
도지정무형문화재 제20호 매사냥 보유자인 전영태옹은 사냥용 매 주인의 주소를 적어 꽁지위 털 속에 매어두던 ‘시치미’를, 목기장(제11호) 김광렬씨와 옻칠장(제13호) 보유자 김을생씨는 ‘제기(祭器)’를 각각 내놓았다.
이밖에도 기획전에서는 소목과 단청·탱화·자수·침선·악기·죽염제조장등 각 분야 명인들의 숨결이 깃든 전통 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박중환(朴仲煥) 전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도내 전통공예 기능보유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회교육관내 체험학습실을 활용, 박물관을 찾은 주민들이 한지공예와 부채·자수공예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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