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있는 그대로가 우리의 거울입니다."
향토사발굴과 정리작업으로 고향사랑을 실천해온 중학교 교사의 아름다운 결실이 책으로 엮어졌다. '재전운봉향우회'(회장 박인휴)가 펴낸 '옛누정의 시와 풍류'.
주천중학교 이남일교사(49)가 남원의 구석구석을 발로 찾아다니며 산재해있는 누정을 발굴, 문헌의 기록을 바탕으로 정리한 책이다.
1700년대 남원지역에 분포한 누정의 특성과 누정에 기록되어 있는 한시를 통해 옛 선조들의 풍류와 사상을 알기 쉽게 구성했다.
책에 소개된 누정은 70여개. 각 누정에 읽힌 이야기와 관련된 한시 1백80여편에 대한 번역의 공력이 돋보인다. 소개된 한시의 작가만도 1백여명. 남원에 살았던 옛 선비들의 문학적 감성과 삶, 사상을 음미할 수 있도록 작품마다의 해설을 단순히 단어의 뜻풀이에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언어와 의미로 바꾸었다.
"누정이 갖고 있는 의미를 조금은 새롭게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누정의 기능은 설립자의 의도에 따라 다르지만 학문을 연마하고 수양하는 장소로서, 혹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속에 교류를 나누며 삶을 성찰해온 이 공간의 의미는 바쁘게만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용성지(1699)와 운성지(1758)에 기록된 1700년대 이전의 누정과 시문을 따라 남원 전역을 뒤지고 다녔던 세월이 3년. 그는 주말과 방학을 고스란히 바쳤다.
작년에도 남원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다시보는 남원의 전란사'를 발간해 관심을 모았던 이교사는 자신이 태어난 운봉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신운성지'나 '향토문화자료집' 등을 발간하는 작업에서도 중심에 섰던 연구자.
대학에서 물리를 전공했지만 관심이나 열정만으로는 해결 안되는 부분이 있어 뒤늦게 대학원(전북대 사대)에 들어가 역사를 전공했다.
"역사의 기록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칫 사실적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지기도 합니다. 기록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그가 발품팔아다니며 향토사를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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