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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천금을 주고 산 말뼈

 

 

千金市骨今何有인고? 士或不價五羊皮라.
천금시골금하유,     사혹불가오양피

 

오늘날 천금을 주고 말뼈를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오? 선비의 가치가 양가죽 다섯 장 값도 못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송나라 때 문인이자 서예가였던 황정견(黃庭堅)이 쓴 〈이백시모한간삼마....(李伯時摹韓干三馬....:이백시가 모사한 한간의 세 말 그림...)〉라는 제화시의 한 구절이다.

 

전국시대 연(燕)나라에 소왕(昭王)이라는 왕이 있었다. 중국 역사상 인재를 많이 등용하려고 애쓴 임금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인재를 보다 많이 얻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때 충신인 곽외(郭 )라는 사람이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옛 날, 어느 임금이 천금이나 주고 명마의 뼈를 산 다음 그것을 소중히 다루면서 명마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자, 그 해에 당장 서너 필의 천리마를 얻게 되었답니다. 명마의 뼈마저도 소중히 여기는 임금의 마음을 안 백성들이 앞을 다투어 명마를 바쳤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듣고 감명을 받는 소왕은 인재를 얻기 위해서라면 돈도 아끼지 않았고 자신의 몸 또한 얼마든지 낮추게 되었다고 한다.

 

황정견은 이러한 옛 이야기를 들어 황정견 당시에 군주들은 인재를 구하려 하지도 않고 사회에는 공부한 선비를 양가죽 다섯 장 값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음을 비판하였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선비를 우습게 보는 것은 황정견 당시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유명가수의 속옷이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팔리는 세상보다는 지조 있는 선비의 붓이나 만년필이 훨씬 고가에 팔리는 세상이 보다 좋은 세상이 아닐까?

 

市:시장 시, 매매할 시  骨:뼈 골  或:혹시 혹  價:값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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