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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부족한가? 고르지 못한가?

 

 

不患寡而患不均하고 不患貧而患不安이라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

 

부족한 것을 근심하지 말고 고르지 못한 것을 근심하며, 가난한 것을 근심하지 말고 자신의 분수에 안주하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라.

 

《논어》〈계씨(季氏)〉편에 나오는 말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소득의 균등 배분, 소위 '균배'라는 말이 전에 비해 훨씬 많이 쓰이고 있다. 그만큼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또 전에 비해 가진 자에 대한 못 가진 자의 발언이 세어졌다는 뜻도 된다.

 

비록 한 자리 수이기는 하지만 해마다 경제는 성장해 가고, 쏟아져 나오는 물건 또한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 어렵다는 말만하지 살기 좋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살기 어렵고 가난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 쓰레기장마다 넘쳐나는 쓰레기 아닌 말짱한 물건들, 식당마다 배가 터지게 먹고서도 더 이상먹지 못해 버리지는 음식들, 분실물센터에 보관된 물건들.....

 

이렇게 주체하지 못하는 풍요를 누리고, 심지어는 너무 낭비해서 죄를 받을 것 같다는 불안감마저 느끼고 있는데 우리가 왜 가난하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가난하다고만 한다. 왜 그럴까? 나누지 않기 때문이며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욕심에 절어있기 때문이다.

 

나누지 않는 풍요는 풍요가 아니다. 그것은 무한으로 달리는 욕망과 욕망으로 인한 파멸의 도화선일 뿐이다.

 

내가 필요한 만큼만 가지려 하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풍요를 누릴 수 있다. 나누어 쓸 줄 모르는 자 그는 영원한 가난뱅이일 뿐인 것이다.

 

患;근심할 환  寡:적을 과  均:고를 균  貧:가난할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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