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초 사비천도 이전 백제 웅진시대의 중앙세력이 전북 최남단인 노령산맥 북쪽기슭 정읍지역에까지 진출, 영산강 유역 세확장의 교두보로 삼았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읍시 신정동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건립부지내 고분군 발굴조사를 실시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김삼룡)는 15일 “백제시대 고분군에서 금동제 귀걸이 3쌍과 옥류·토기류등 모두 1백여점의 유물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고분의 구조는 백제 중기에 유행한 웅진(공주) 유형의 석축묘(石築墓)로 6세기초에서 중엽무렵에 축조된 것이며, 출토유물로 미루어 웅진시대 중앙과 직접적 관계를 맺은 세력집단이 지역거점을 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소측의 설명이다.
고분에서 단경호와 고배·개배·삼족토기등의 토기류와 함께 곡옥(曲玉)·관옥(管玉)등의 장신구류, 그리고 무기류가 나온 것으로 보아 피장자는 꽤 높은 신분에 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발굴조사를 이끈 최완규 교수(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는 “6세기초까지의 백제유물로는 가장 남쪽에서 출토된 것”이라며 “당시 노령산맥 이남에 잔존하고 있었던 마한사회에 백제세력이 확장해가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자료”라고 가치를 부여했다.
최교수는 또 유적 보존여부와 관련 “유구와 고분이 이미 심하게 훼손된데다 횡혈식 석실분은 그 구조적 특성상 도굴이 많은데도 다행히 귀중한 유물이 나왔다”며 “유적 현장보존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한∼백제시대 유적에 대한 정읍지역 최초의 발굴조사가 이같은 성과를 거둠에 따라 주변 유적들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이 지역 고대사연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1월초부터 실시된 발굴조사에서는 또 백제시대 고분 10기외에 마한시대 집자리 15기, 고려에서 조선시대에 걸친 토광묘 28기등이 확인돼 이 지역에서 오랜기간 문화활동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16일 오후 2시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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