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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명] 겨울철새 먹이주기

 

 

하천 둑을 내려온 시민들이 제법 사나운 강바람에 몸을 살짝 웅크리면서 모이 주머니를 하나씩 집어들었다.

 

만경강 상류 고산천과 소양천이 만나는 완주 삼례읍 회포대교 인근. 하천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곳으로 최근에는 겨울의 진객(珍客)들이 펼치는 군무(群舞)가 장관이다. 논병아리와 백로·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쇠오리·고니등 강을 찾은 겨울 철새들이다.

 

‘만경강 생태하천가꾸기 민·관·학협의회’는 18일오후 이곳에서 겨울 철새 먹이주기 행사를 가졌다.

 

최근 금강하구와 함께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이 한반도 주요 겨울철새 도래지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만경강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먹이주기 행사다.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폭설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는 야생조류를 보호하고 만경강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이끌어내자는 취지다.

 

길봉섭 상임대표를 비롯한 민·관·학협의회 위원들과 전주시민회·전북환경운동연합·시민행동21등 도내 시민·환경단체 회원들이 가족단위로 참가, 싸라기와 호밀등을 물가에 한 웅큼씩 뿌려놓았다. 참가자들은 또 보트를 타고 하중도에까지 먹이를 날라 철새들이 강가로 나오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민·관·학협의회 김택천 운영위원장은 “만경강 상류지역을 찾는 겨울철새의 개체수가 최근 크게 늘었다”며 “철새들이 지속적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폭설등 꼭 필요한 시기를 택해 매년 한두차례씩 먹이주기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군산시 나포면 금강호 인근 ‘십자들녘’은 환경부가 지난해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시범지구’로 지정,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곳 농가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먹이용으로 수확한 벼를 논에 뿌리며 철새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주민들은 또 지난달 철새축제를 열기도했다.

 

해마다 도내 철새도래지에서 자치단체와 시민·환경단체 주관으로 실시되던 철새 먹이주기 행사가 이번 겨울에는 눈에 띄게 줄었다. 환경부가 행사위주의 야생조수 보호활동을 지양하고 폭설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먹이를 공급하도록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야생조수가 인간의 지나친 간섭에 길들여져 자칫 그 야성(野性)을 잃어버릴까 우려한 것이다.
이에따라 폭설로 야생동물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을 경우 선별적으로 먹이주기 행사를 펼치겠다는 게 전북도와 각 자치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견해도 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군산시지회 조규식 회장은 “주변에 먹이가 부족하면 새들은 결국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며 “조류는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먹이주기 행사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관광과 탐조여행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겨울철새는 일본 이즈미시의 두루미들처럼 인간과 더불어 살아갈수도 있고 그 경우에도 야성을 잃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는 1950년대이후 주민들이 먹이를 주며 보호활동을 전개, 전세계 흑두루미의 80∼90%가 월동하는 세계적 두루미 생태관광지로 유명해졌다.

 

 

 

김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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